[저자와의 만남] 「지상 최고의 아이디어를 찾아서」 Ⅰ·Ⅱ 펴낸 배경민 신부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복음적 창의력’이 필요합니다”
사제가 집필한 창의력 계발 서적 ‘눈길’
역사 사건 재구성해 아이디어 발굴법 설명
생각 한계 넘으며 초월적 존재 느낄 수 있어
「지상 최고의 아이디어를 찾아서」를 발간한 배경민 신부.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돼 뛰어난 지성을 갖추고 있지만, 정작 그 지성을 그릇되게 활용해 비인간적이고 추악한 역사의 장을 만들어온 것도 사실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지성을 보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노력이 아닐까요?”
하지만 인간은 하느님을 닮은 그대로만 행동하진 않았다. 지구촌 곳곳에선 비뚤어진 자유의지를 내세워 반목과 분열, 폭력 등이 이어져왔다. 뛰어난 지성과 이성을 갖추고 있는 터라 고통받고 소외된 이웃들을 얼마든지 찾고 도울 수 있지만, 도리어 그들을 외면하는 모습이었다.
배경민 신부(의정부교구 의정부2동주교좌본당 주임·필명 이대아)는 먼저 “모두가 잘 살 수 있게 도와주는 아이디어를 찾아 나누자”고 스스로에게 제안했다. 또 “일회성이 아니라 인류 모두의 삶을 내·외적으로 발전시키는 아이디어가 바로 ‘복음적인 아이디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발굴해 내는 창의력에 시선을 돌렸다.
배 신부는 평소 선교학 박사로서 뿐 아니라 사목자로서 현대 복음 활동에 관해 누구보다 심도 있게 들여다보려 애써왔다. 덕분에 현대인들이 무엇을 가장 필요로 하는지도 예의주시해 왔다. 단연 ‘창의력’이었다.
서점에도 수많은 창의력, 아이디어 관련 서적들이 넘쳐났다. ‘인류 모두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그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는 창의력’을 나누기 위해 배 신부는 안식년을 활용해 집필을 시작했다.
그렇게 창작해 낸 책이 「지상 최고의 아이디어를 찾아서」 Ⅰ·Ⅱ(각 권 1만1000원/온북미디어)이다.
「지상 최고의 아이디어를 찾아서」는 오늘날 문화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창의성을 어떻게 발굴할 수 있는지, 그 길을 모색한 책이다. 사제가 일종의 지식 정보서와 같은 아이디어 관련 저서를 냈다는 점에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도 꽤 많았다.
게다가 책 형식은 더욱 독특하다. 배 신부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구성한 팩션(faction)의 형태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발원적 요소들을 소개했다. 단순히 처세술을 알려주듯 방법을 나열한 글쓰기가 아니라, 소설적 요소를 십분 활용해 흥미롭게 풀어낸 스토리텔링 형식이 눈길을 끄는 것이다.
배 신부는 이 책을 쓰면서, 평소 대중들과 소통하면서 자주 부딪혔던 난관도 잊지 않았다. 바로 ‘신’, ‘하느님’을 거론하기만 해도 피로감을 느끼는 현대인들의 모습이었다. 배 신부는 사회 전반에 팽배한 무신론 경향과 현대인들의 비복음적 심성을 개선하고 신앙으로 초대하고 싶었다.
그러나 책에서는 ‘하느님’, ‘신앙’, ‘교회’ 등의 표현은 단 한마디도 등장시키지 않았다. 다만 가톨릭신자들이라면 누구나 익숙하게 받아들일 ‘유대철’이라는 이름의 주인공을 내세워 아이디어에 관한 대화를 이끌어간다.
배 신부는 “아이디어를 찾은 결과는 실질적으로 신론으로 귀결된다”고 말한다. 즉 “아이디어를 찾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한계는, 유한한 것을 넘어서 초월적인 그 무엇 혹은 그 누군가,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어 인간이 이루지 못하는 것을 이루시는 그 누군가가 계신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한다”고 조언했다.
이 책에서는 유명 기업의 마케팅 혹은 대중 스타들의 성공 아이디어 등도 만나볼 수 있다. 나아가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모든 인류가 공영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넘쳐난다. 정치, 경제, 환경, 의식, 가치, 문명, 문화, 역사, 철학 등 인류가 행복해지는 데 필수적인 요소들도 폭넓게 섭렵해 담아낸 결과들이다.
아울러 배 신부는 이 책의 인세를 미아 찾기 운동 등을 위해 기부할 예정이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