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7년 소록도병원에서 마리안느 스퇴거 수녀(오른쪽)와 마가렛 피사레크 수녀가 한센인을 돌보고 있다.
소록도 한센인들을 위해 1960년대부터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오스트리아 가톨릭 부인회 관계자들이 전남 고흥군 소록도를 찾는다.
고흥군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가톨릭 부인회 부회장단 3명과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관 관계자들이 8월 11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소록도를 방문한다.
이들은 소록도에서 열리는 환영행사와 동국대학교가 주관하는 제20회 만해대상 시상식에도 참석했다. 올해 만해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푸른 눈의 소록도 천사’ 마리안느 스퇴거(Marianne Stoeger) 수녀와 마가렛 피사레크(Margreth Pissarek) 수녀를 대신해 참석한 것이다.
오스트리아 가톨릭 부인회와 소록도는 마리안느·마가렛 수녀로 인해 인연을 맺게 됐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간호학교에서 함께 공부하던 두 수녀는 1962년 소록도에 첫 발을 내디뎠다. 당시 나주본당 초대 신부인 헤럴드 헨리 대주교가 오스트리아대주교에게 소록도에 봉사인력을 파견해 줄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때 수녀들은 소록도병원에서 벌어지는 한센인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오스트리아 가톨릭 부인회에 알렸다. 참상을 전해 들은 오스트리아 가톨릭 부인회는 소록도병원에 한센인을 위한 결핵병동과 정신병동을 마련해줬다.
의약품을 정기적으로 지원했고 마리안느·마가렛 수녀의 최저생계비도 부담했다. 헌신적인 지원은 수녀들이 고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43년이나 이어졌다.

국립소록도병원의 모태가 된 자혜의원 건물. 이곳에서 마리안느·마가렛 수녀가 활동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오스트리아 가톨릭 부인회는 복지향상과 선교를 목적으로 조직된 여성 단체다. 단체 회원은 기혼·미혼 여성들로 이뤄져 있고, 1960년대부터 교육사업, 양로사업, 고아사업, 의료사업에 한화 100억 원에 상당하는 기금을 조성해 한국에 지원했다. 본부는 오스트리아 빈에 있으며 오스트리아 각 교구에 지부가 있다.
고흥군 측은 “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을 맞아 한센인을 위해 애쓰셨던 분들을 초청해 조금이나마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밝혔다.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