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폴란드 크라쿠프 세계청년대회에 참석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7월 30일 브르제기 ‘자비의 광장’에서 기도를 바치기 위해 모여든 세계 각국 청년들과 손을 잡고 걷고 있다. 【CNS】
프란치스코 교황은 폴란드 크라쿠프 벌판에 모인 200만 명의 젊은이들을 향해, “위험을 두려워하지 말고, 다양한 인생의 문제들이 예수님께서 주시는 참된 기쁨과 생명을 만나는 데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7월 31일 폴란드 크라쿠프 외곽 브르제기(Brzegi)에 위치한 ‘자비의 광장’(Campus Misericordiae)에서 ‘2016 크라쿠프 세계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주례, 젊은이들에게 “두려워 말고 온 마음을 다해 예수님께 ‘예’라고 대답하고, 그분을 따라 나서라”고 권고했다.
전 세계 187개국에서 온 청년들은 7월 26~31일 크라쿠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참석한 가운데 신앙 선포, 성사와 교리교육, 다채로운 문화행사들을 통해 신앙 안에서 일치하는 귀중한 체험을 가졌다. 이번 제31차 세계청년대회는 자비의 특별 희년을 맞아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마태 5,7)라는 주제로 열렸다.
한국에서는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 정순택 주교, 유흥식 주교(대전교구장), 유경촌 주교(서울대교구 보좌주교)와 12개 교구, 4개 수도회 청년 모임 등에서 1000여 명이 참가했다.
200만 명에 달하는 청년 순례자 대부분은 이날 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전날인 토요일 오후부터 전야제에 참가한 후 벌판에서 밤을 지새웠다.
교황은 특히 폐막미사 강론을 통해 “예수님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분이기에, 우리는 결코 팔짱을 끼고 둘러 앉아 있기만 해서도, 생각만 하거나 몇 마디로 ‘문자 메시지’만 보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세리 자캐오의 예화를 들며 “그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기 위해 넘어야 했던 세 가지의 장애물, 즉 작은 키와 수치심, 그리고 주위의 비난과 시선은 오늘날의 청년들이 예수를 만나는 데에도 마찬가지의 장애물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교황은 자비의 힘을 믿으며, 단지 외형에 머물지 않고 모든 젊은이들의 존재 자체를 깊이 꿰뚫어보시는 하느님을 따르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교황은 주님께 응답하는 데 주저하지 말고,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주님을 따르라고 전했다.
아울러 교황은 폐막미사에 앞서 전날 저녁 열린 전야제에서 “오늘날 세상은 불안과 고통으로 가득한 전쟁의 상황”이라면서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젊은이들이 적극 나서 새로운 가치와 문명을 열어나가는 데 헌신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오늘 우리 어른들은 젊은이들에게서 다양성과 대화, 다문화가 위협이 아니라 기회임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교황은 시리아 난민 젊은이의 체험을 들은 후, 그들의 고통에 동참하는 뜻에서 모두 함께 손을 잡고 기도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전야제에서는 200만 명에 달하는 모든 청년들이 하나로 손을 맞잡고 기도를 바치는 장관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편 교황은 폐막미사 끝에 2019년 차기 세계청년대회 개최국으로 파나마가 선정됐다고 발표하고, 파나마 주교단과 함께 제대 중앙에서 전 세계 젊은이들을 강복했다.
폴란드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