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부들은 교회 책임자들에게, 교회의 자녀들이 성경과 친숙해지고 그 정신에 젖을 수 있도록 제때에 “필요하고도 충분한 해석을 갖춘 성경 번역”을 마련해주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성직자와 말씀 봉사자, 수도자뿐 아니라 모든 신자들이 ‘거룩한 독서’(Lectio Sacra)를 통해 하느님 말씀에 맛 들이고 그 안에서 “주 그리스도 예수님을 아는 지식”을 얻도록 권했다.
한국교회는 이러한 권고에 부응해 지난 2005년과 2010년, 신구약 성경 공식 번역본인 「성경」과 간단한 주석을 곁들인 「주석 성경」을 각각 발간했다. 하지만 ‘거룩한 독서’를 위해 신구약 성경 전체를 총체적으로 다룬 주석서는 갖추지 못해, 주석서 출간이 큰 과제로 남아 있었다.
이에 따라 바오로딸출판사와 한님성서연구소는 ‘거룩한 독서를 위한 성경 주해’ 총서를 기획, 단계별로 출간할 예정이다. 한님성서연구소는 특히 총서에 대해 “성경의 문자적·문학적·영적 의미를 모두 고려하면서, 믿는 이들이 하느님 말씀을 일상의 삶에 연결시켜 그 의미를 정확하고 올바르게 깨치도록 돕기 위해 펴낸다”고 밝혔다.
또 “문학적 의미를 밝히는 데는 역사비평의 성과를 이용하고, 영적 의미를 밝히는 데는 랍비들과 교부들의 해석을 참고했다”고 전했다. 성경 전체를 다루는 만큼 전체적으로 통일성과 일관성을 갖추고, 신구약 성경 곳곳에서 병행 대목과 연관성 있는 구절들을 풍성하게 찾아 제시하는 데에도 힘을 싣고 있다.
최근 나온 ‘거룩한 독서를 위한 구약성경 주해’ 제5권인 「신명기」(572쪽/2만3000원/바오로딸)에는 신명기 입문과 주해를 담았다.
신명기는 ‘하느님 백성’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펼치는 책이자, ‘하느님 백성의 신학’을 정립하는 책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신명기만큼 구약성경의 율법과 예언서에 영향을 미친 책을 찾긴 힘들다. 신명기 신학 또한 구약 신학의 중추를 이루는 책으로 중요성을 더한다.
구약학자 주원준 수석연구원(한님성서연구소)이 집필한 이 주해서는 “신자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깨닫고 기뻐할 수 있도록” 기획한 의도에 부합하기 위해 쉽고 평이한 문장을 사용했다. 신약성경과 구약성경에서 서로 관련되는 구절들을 비교적 상세히 실었다.
이사야서에 관한 주해서는 두 권으로 나눠 출간된다. 우선 펴낸 첫째 권 「이사야서 1-39장」(524쪽/2만3000원/바오로딸)은 안소근 수녀(대전가톨릭대 교수)가 집필했다.
구약성경 주해서로는 세 번째로 나온 이 책은 이사야서의 전반적 특징을 설명한 입문 부분과, 이사야서 1-39장 본문 전체를 제시하면서 각 장과 절마다 자세한 각주를 붙인 주해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뒷부분에는 참고 문헌과 성경 찾아보기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