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18~22일 제주 엠마오연수원에서 열린 예수회 아시아 태평양 지역구 장상회의에 참가한 예수회 장상들이 지역 사도직 활동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예수회 아시아 태평양 지역구(의장 마크 래퍼 신부, Jesuit Conference of Asia Pacific, 이하 JCAP)가 한국에서 장상회의를 열고, 지구와 환경보호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JCAP은 7월 18~22일 제주 한림읍 엠마오연수원에서 예수회 한국 관구장 정제천 신부를 비롯해 아·태지역 관구장과 지부장 15명, 의장 마크 래퍼 신부와 예수회 총장 아돌포 니콜라스 신부의 아태 지역 보좌관인 대니얼 황 신부 등 21명이 참가한 가운데 장상회의를 열었다. 1년에 두 차례 마련하는 JCAP 장상회의에서는 아·태 지역 예수회 사도직 현황 등을 논의한다.
아·태지역 예수회 장상들은 특히 이번 회의를 통해 예수회의 주요 의제 중 하나인 ‘피조물과의 화해’ 추진 방안으로 생태 및 환경의식 고취, 창조물에 대한 감사와 찬미, 학교 현장에서의 의식교육 등을 제시했다.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를 발표하자, 아·태지역 장상들은 그 해 7월 캄보디아 시엠 립에서 열린 장상회의를 통해 이를 환영하는 성명서를 내고, 환경운동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또 예수회 운영 학교와 사도직 센터를 통해 피조물에 대한 감사와 책임감 증진에 힘을 싣고 있다.
아울러 장상들은 이주 노동자 등 아시아 지역에 만연한 이주 문제에 대한 각국의 대응 활동을 공유했다. 이어 장상들은 이냐시오 영성에 따른 청년사도 양성 프로그램인 마지스(MAGIS) 활성화 등 청년 사도직과 관련한 각국 활동 정보를 나눴다.
한편 회의에 참석한 아·태지역 예수회 장상들은 21일 제주해군기지 반대 활동과 향후 제주의 평화를 위한 교회의 활동 방안에 대한 강우일 주교의 강연을 들었다.
이튿날엔 강정마을을 직접 방문해 지역 평화운동을 위한 한국 예수회원들의 활동상을 직접 경험하기도 했다.
JCAP은 1967년 제31차 예수회 총회 이후 예수회 아시아국(Bureau of Asian Affairs)으로 출범했다. 이후 JCAP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널리 퍼진 예수회원들이 사도직 활동을 함에 있어서 서로 연대하고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 공유하고 있다.
또 사도직별 담당관 모임을 별도로 열어 관구별 사도직 활동에 필요한 지원방안 등도 논의한다. 다음 회의는 태국관구 주관으로 열릴 예정이다.
카렌 고 JCAP 홍보담당은 “JCAP 장상회의는 예수회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펼치고 있는 다양한 사도직에 관한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라면서, “장상들이 각국이 겪는 사도직 활동의 어려움을 허심탄회하게 토로하고 타 관구의 경험을 얻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 인터뷰 / 예수회 아태 지역구 의장 마크 래퍼 신부
“기후변화 대처 위해 생태적 사고 필요”
“바람은 더욱 강해지고 더 많은 비가 한꺼번에 내려, 이로 인한 피해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아시아 태평양은 이상 기후변화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 지역입니다.”
예수회 아시아 태평양 지역구(Jesuit Conference of Asia Pacific, 이하 JCAP) 의장 마크 래퍼 신부는 지난 7월 18~22일 제주 엠마오연수원에서 열린 JCAP 장상회의 참가 차 방한했다. 래퍼 신부는 회의 일정 중 가톨릭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당면한 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생태적으로 사고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피조물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러한 작은 변화가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이를 통한 구체적인 행동은 우리가 피조물과 화해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우리 예수회 아시아 태평양 지역구는 2010년부터 환경의식 고취를 위한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JCAP은 환경의식 고취뿐 아니라 재해예방 및 재난 구호활동에도 역동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태풍과 호우로 인한 자연재해가 빈번해지고 있는 필리핀에서는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협력 중이다. 래퍼 신부는 “예수회가 갖고 있는 협업 네트워크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지역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또한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하게 알려 이재민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래퍼 신부는 일례로 많은 나라들이 구호물품으로 보내는 담요에 관해 지적했다. 그는 “필리핀과 같이 더운 지역에서 담요는 필요치 않다”고 말하고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이들이 실제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한국은 지리적으로 언어적으로 소외된 지역이었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한국교회와 한국 예수회는 세계와 소통할 수 있도록 영어 등 언어 교육에 공을 들이고 있고 세계를 향해 손을 뻗으며, 보편교회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래퍼 신부는 JCAP의 역할에 대해 “각 관구 간의 협업을 지원하고 네트워크라는 다리를 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역에 튼튼한 구심점이 없으면 다리를 연결할 수 없다”면서 “한국의 경우 튼튼한 공동체가 있어 다른 지역을 도울 수 있고, 열정적으로 협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출신의 래퍼 신부는 2008년부터 JCAP 의장직을 수행 중이다.
예수회는 전 세계에 80여 개의 관구를 두고 있으며, 이들은 6개 지역구에 소속돼 있다. 각 지역구는 아시아 태평양을 비롯해 유럽, 북미, 남미, 아프리카, 남아시아 지역구로 나눠져 있으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구에는 12개 관구를 비롯해 6개의 지구, 지부가 소속돼 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