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파주 민족화해센터에서 개성공단 폐쇄 관련 좌담회 마련
폐쇄 5개월 “개성공단 존속돼야 통일 논의 가능하다”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벌써 5개월이 넘어가고 있지만 개성공단 재가동을 논의하는 목소리는 남북 간에는 물론 남한 내부에서조차 좀처럼 들려오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3년 4월 북한이 키리졸브 한미합동군사훈련 실시를 이유로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전원을 철수시키면서 개성공단이 1차로 중단된 바 있다. 이 때는 남북 간 실무접촉을 거쳐 5개월여 만에 재가동됐다.
북한이 올해 1월 6일 제4차 핵실험과 2월 7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강행하자 정부는 2월 10일 전격적으로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을 단행했다. 개성공단 1차 중단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개성공단 문제 전문가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베드로) 박사는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 원인을 제공한 측면이 있지만 정부가 남북교류를 포기하지 않는 한 개성공단 폐쇄 조치는 옳지 않다”고 말했다. 임 박사는 “남북교류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존속돼야 통일 논의가 가능하다”는 말로 개성공단 복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각에서 “개성공단을 북한 각 도마다 한두 개씩 만들면 통일이 획기적으로 앞당겨질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개성공단이 통일 논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었다.
이처럼 ‘통일의 보루’로 여겨지던 개성공단은 2004년 12월 첫 제품 ‘통일냄비’를 내놓아 신선한 감동을 던져준 이래 2009년 5월 북한의 제2차 핵실험, 2010년 5월 천안함 피격, 같은 해 11월 연평도 포격, 2013년 2월 제3차 핵실험 사태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중단 없이 가동됐다.
개성공단이 1차 중단과 재가동을 거친 뒤 2014년 5월 21일 평양교구장 서리를 겸하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역대 서울대교구장으로는 처음으로 북녘땅 개성공단을 찾아 “부부의 날(5월 21일)이 갖는 의미와 같이 남북이 사이 좋은 부부처럼 화해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사회와 교회의 기대와는 달리 개성공단이 다시 중단되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와 민족화해위원회는 3월 6일 공동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호소문’을 내고 개성공단 정상화를 호소했다. 이후 교회 안팎에서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뚜렷한 움직임은 발견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톨릭신문은 개성공단 회복을 주제로 7월 6일 오후 경기도 파주 민족화해센터에서 이은형 신부(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임강택(마르티노) 소장(서울대교구 평화나눔연구소) 등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좌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은형 신부는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식으로 북핵 문제에 대응하면 남북 관계는 더 악화된다”며 “지금이라도 개성공단을 살려 민족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