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 선종완기념관 축복·선종 40주기 미사
성경 연구·번역 헌신했던 설립자 업적 기려
전시실·묵상 공간 등 갖춰
8월 6일 개관 후 관람 가능

전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왼쪽)와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가 선종완기념관에 전시된 성경 작업 전용 책상을 관람하고 있다.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총원장 구영신 수녀)가 수녀회 설립자이자 성서학자인 선종완 신부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고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선종완기념관’을 마련했다. 기념관 축복식과 선종완 신부 선종 40주기 미사는 7월 11일 기념관 마당에서 전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 주례로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를 비롯한 사제, 수도자, 평신도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선종완기념관은 8월 6일 정식 개관, 일반인 관람이 허용된다.
경기도 과천시 문원청계길 56(문원동) 수녀회 본원 내에 위치한 기념관은 대지 면적 286㎡ 규모의 2층 건물로, 사무실과 소박한 묵상 공간 외에 1층과 2층 전시실을 갖추고 있다. 수녀회는 기존 본원 및 수련관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기념관으로 꾸몄으며, 외관은 수녀원의 다른 건물들과 조화를 이루도록 붉은 벽돌을 주로 사용한 조적식 구조로 마무리했다.
선 신부는 선종 당시 소장 서적류는 가톨릭대학교에 모두 기증해 수녀회에는 주로 서지류와 문구류, 책상 등 성경 번역 작업에 활용했던 유품들이 남아있다. 이번에 전시한 물품들 역시 각종 집필 원고와 번역 성경, 타이프라이터 등이 주를 이룬다. 특히 많은 자료와 책을 한꺼번에 펼쳐 놓고 작업할 수 있도록 제작된 성경 작업 전용 책상이 눈길을 끈다.
최덕기 주교는 선 신부의 선종 40주기 미사 강론을 통해 선 신부의 생전 모습들을 전하고, “체구도 목소리도 가냘픈 신부님이었지만, 그 생애와 정신은 굵고 힘차다”며 “성서학자로서 복음 정신에 따라 사셨고, 특히 성경말씀에 따라 살아가는 모범적인 수도 공동체를 원해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를 창설하셨다”고 말했다.
선 신부가 속한 원주교구의 교구장 조규만 주교 역시 생전의 일화들을 전하면서 “죽음에는 연연해하지 않으셨지만, 한국어 성경 번역을 미처 못 마치고 하느님 곁으로 가게 될까봐 마음을 졸이셨다”면서 “마침내 공동번역 성서 번역 작업을 어느 정도 마친 뒤 ‘하느님도 한국말을 하시게 됐다’고 기뻐하셨다”고 전했다.
선종완 신부(1915~1976)는 말씀의성모영보수녀회를 설립했으며, 평생을 성서학자로서 후학을 양성하고 성경 번역에 몸 바쳤다. 특히 한국교회에서 처음으로 구약성경을 혼자 번역한 바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가톨릭과 개신교가 성서 공동번역위원회를 구성하면서 가톨릭측 구약 위원으로 위촉돼 개신교 위원들과도 영적인 친교를 이루면서 공동번역 출간에 혼신을 다했다. 하지만 선 신부는 공동번역 성서가 출간되기 10개월 전인 1976년 7월 11일에 선종했다.
기념관 건립은 2015년 8월 8일 선 신부 탄생 100주년을 맞아 추진됐다. 기념관은 개관 이후 매주 토요일과 주일 오전 10~12시, 오후 2~5시에 개방한다. 미리 예약하면 주중에도 관람이 가능하다 .
※문의 02-502-3166 / 010-7572-3166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