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품식 미사 전 범어대성당 광장에서 장 주교가 신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서품식 두 시간 전 장신호 주교가 범어대성당에서 성가연습에 한창이던 연합성가대를 찾아 격려하고, 지휘자 김종헌 신부(대구 평화방송 사장)와 포옹하고 있다.

범어대성당 제의실에서 장신호 주교가 제의를 입고 있다.

대성전 왼쪽 맨 앞에 앉은 장신호 주교의 부모 장진휘, 김현순 부부가 아들의 주교 서품식을 지켜보며 기도하고 있다.

3500여 명의 신자들이 참례한 서품식 미사에는 전동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도 함께했다.

장 주교가 장애인에게 성체를 배분하고 있다.

보좌주교 임명 발표 후 전 교구민이 장신호 주교를 위해 함께 기도한 영적 예물을 김은숙 교구 여성부회장이 전달하고 있다.

7월 12일 범어대성당에서 열린 장신호 주교 서품식에는 사제단과 수도자, 평신도 등 3500여 명이 함께했다.

축하식 중 축가를 듣고 있는 장신호 주교.

장신호 주교가 신자들을 향해 강복하고 있다.
대구대교구 장신호 주교의 서품식이 7월 12일 오후 2시 공동주교좌 범어대성당에서 거행됐다. 장신호 주교는 사목표어인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 뜻대로’(Non mea sed tua voluntas, 루카 22,42 참조)를 새기며 제대 앞에 엎드려 주님의 뜻에 따르고 교구민의 기도를 청했다. 마침내 9년을 기다려온 대구대교구의 보좌주교 탄생에 한국 천주교회 주교단과 교구민은 크게 환영했다.
◎... 오랜 기다림 끝에 탄생한 보좌주교인만큼 장신호 주교의 서품식은 한국교회와 대구대교구 신자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서품식 시작 3시간 전인 오전 11시부터 신자들이 삼삼오오 범어대성당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성당 지하에서 주차관리를 하던 운전기사사도회의 박 마태오 씨는 “서품식에 대한 신자들의 관심이 커 많이 주차공간이 크게 모자랄 것 같다”면서도 싱글벙글 웃었다.
서품식에 대한 관심은 바다 멀리 울릉도에서도 모아졌다. 울릉도 천부본당 사목회 김득호 (마리아노) 총회장은 “교구의 경사인데 서너시간 뱃길이 별거냐?”면서 “교구의 큰 목자가 탄생하는 날인데 서품식 참가는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 모든 일을 꼼꼼하게 처리한다는 소문답게 장신호 주교는 서품식 두 시간 전 범어대성당을 찾아 서품식을 준비하던 성가대와 전례 봉사자들을 격려했다. 장 주교는 서품식을 위해 가톨릭음악원과 범어대성당 성가대, 신학생 등 90여 명으로 구성된 연합성가대를 찾아 “잘 부탁한다”고 인사했다. 이어 제대 준비와 마이크 성능도 점검하는 꼼꼼함을 보였다.
연합성가대를 이끈 조준호 (도미니코?66?월성본당) 회장은 “서품식을 위해 6월부터 연합성가대가 구성되어 한달 남짓 연습을 했다”면서 “뜻 깊은 날 노래로 축하를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장 주교님이 전례학자여서 서품식 준비에 부담이 컸다”면서도 “앞으로 교구의 전례활동이 활발해 질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장신호 주교가 주교 임명 전까지 소임을 맡았던 주교회의 직원들은 대형버스를 대절해 서품식에 참여했다. 직원들은 오랫동안 가까이서 일하면서 장 주교의 훌륭한 성품을 알고 있던 터였다. 본당이나 교구단체에서 사목하다 주교로 임명되는 경우에 비해서는 조촐하지만 축하의 열기만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주교회의 미디어팀 이영식 부장은 “대구대교구가 오래 기다려왔던 보좌주교로 장신호 주교가 서품되어 정말 기쁘다”면서 “교우들을 사랑하는 훌륭한 목자 장신호 주교가 건강하게 주교직을 수행하길 기원한다”라고 말했다.
◎... 서품식이 열린 대성전 왼쪽 맨 앞에는 장신호 주교의 부모 장진휘(베드로·77)-김현순(안나·75) 씨 부부가 숨을 죽이며 서품식을 지켜봤다. 서품식 중간중간 눈물을 훔치기도 했던 김현순 여사는 “정말 말 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면서 “보좌주교로서 교구장을 보필하고 사제단을 잘 이끌어 교구에 힘이 되는 주교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하던 아버지 장진휘씨는 “모두 신자 여러분의 기도 덕에 아들이 주교가 됐다”면서 “앞으로도 주교직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신자들의 기도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 이번 서품식은 교구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추진된 ‘100주년 기념 주교좌 범어대성당’에서 치러진 첫 서품식이었다. 서품식이 진행된 대성당은 2500여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으며, 드망즈 홀과 프란치스코 소성당에서 스크린을 통해서도 많은 신자들이 서품식을 지켜봤다. 이날 서품식에 참례한 신자는 3500여 명 이상이었다.
주교좌 범어대성당 주임 장병배 신부는 “대성당에서 치러진 교구 첫 공식 서품식이 장신호 보좌주교 서품식이어서 그 의미가 아주 크다”면서 “주님께서 많은 신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제와 주교 서품식을 거행할 수 있는 큰 선물을 우리에게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주교직은 외롭고 힘든 길로 신자들의 기도가 많이 필요하다”면서 “사제단과 함께 교구민을 이끌 수 있도록 많은 기도 부탁한다”고 말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