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가 5월 25일 교구장 착좌 미사에 참례한 90여 명 교구 사제단과 일일이 포옹하며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박원희 기자
조규만 주교가 5월 25일 오후 2시 원주 원동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된 착좌 미사를 통해 7만5000여 명의 원주교구민을 이끌 제3대 교구장으로서 첫 걸음을 시작했다.
착좌식에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를 비롯한 한국 주교단과 교구 사제단, 수도자와 신자, 내·외빈 등 1500여 명이 참례, 조규만 주교의 교구장 착좌에 아낌 없는 축하를 보냈다.
착좌식은 ‘교령 선포 청원 및 선포’, ‘목장전달’, ‘주교좌 착좌’, ‘교황 대사 서명’ 등으로 이어졌다. 교령 선포 청원 및 선포에서 박순신 신부(교구 총대리)가 “교황께서 조규만 주교를 원주교구장으로 임명한다”는 교령선포문을 대독하자 착좌 식장은 환영의 박수로 가득찼다. 조규만 주교는 목장을 전달받은 후 ‘보아라 우리의 대사제’ 성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김지석 주교와 교황대사 인도로 제단 오른쪽에 마련된 원주교구 주교좌에 착좌했다.
조 주교는 강론에서 부처님에게 절하는 사람들을 보며 마치 자신이 잘난 줄 알고 거들먹거리다 부처님 상을 떨어뜨릴 뻔했던 ‘부처님을 모시고 가는 당나귀’ 이야기를 인용하며 “교구장이란, 주님을 모시고 가는 당나귀라는 점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이 어려운 까닭은 ‘주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사랑하라’는 대목 때문일 것”이라고 말한 조 주교는 “어느 누구도 주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것 만큼 사랑할 수 없으나 그럼 에도 그것은 백분의 일, 만분의 일이라도 닮으라는 뜻인 것 같다”면서 “사랑만이 인생에서 후회하지 않는 유일한 일인 것 같다”고 전했다.
조 주교는 강론 후 교구 사제단의 순명 서약을 받았으며 이후 교구 사제단 한 명 한 명과 평화의 인사를 나눴다.
착좌 미사 후 마련된 축하식은 원주 ‘치명자의 모후’ 레지아 박덕구 (안셀모) 단장의 영적 예물 봉헌으로 시작됐고,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주교회의 부의장 장봉훈 주교 등의 축사로 진행됐다. 박근혜 대통령 축하메시지는 문화체육 관광부 정관주 제1차관이 대독했다.
이에 앞서 전임 교구장 김지석 주교는 인사말을 통해 “교구 설정 50주년을 지내고 100년을 향해 새롭게 출발하는 시점에서 학자 주교로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주교님을 새교구장으로 맞이하게 된 것은 큰 기쁨”이라면서 “앞으로 원주교구를 더 새로운 교구로 발전시키고 이끌어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