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28일 양주 순교성지 선포식에서 이기헌 주교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색줄 자르기를 하고 있다.
의정부교구(교구장 이기헌 주교)는 5명의 신앙 선조가 순교한 양주 순교성지를 교구 첫 순교성지로 선포했다.
의정부교구 순교자공경위원회(위원장 홍승권 신부)는 5월 28일 오전 11시 경기도 양주시 유양동 233번지, 양주 향교 앞 양주 순교성지 터에서 이기헌 주교 주례로 순교성지 선포식을 거행하고 현양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선포식에는 교구장 주교와 총대리 한만옥 신부를 비롯한 교구 사제단, 이성호 양주시장 등 내빈과 신자 5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순교성지 테이프 절단에 이어 성지 축복기도, 순교성지 선포, 미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의정부교구 내에는 남종삼 성인과 황사영 알렉시오의 묘, 그리고 마재성지 등의 성지와 사적지가 있지만 순교성지는 없었다. 양주 순교성지는 양주 관아가 있던 ‘양주 관아지’ 내에 위치한다. 1866년 병인박해 때 김윤오 요한과 아내 권 마르타, 김 마리아, 박 서방이, 1868년 무진박해 때 홍성원 아우구스티노가 순교한 곳이다.
이기헌 주교는 강론에서 “양주 관아에서 치명한 선조들이 더 있겠지만 현재 기록에 남겨진 분은 5명”이라면서 “오늘 성지 선포식을 계기로, 이분들의 삶과 믿음을 기리고 본받는 정신이 전체 교구 안에 확산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권고했다.

양주 순교성지 터.
홍승권 신부는 “이 장소가 교구민들이 신앙심을 키우는 중요한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순교자들을 기억하고 기도하며 순교 신심을 키우고, 이곳을 성역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교구는 2004년 교구 설정 이후 10여년에 걸쳐 경기 북부 지역 순교 기록과 순교 터에 대한 연구와 함께 순교자 현양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다.
특히 교구 순교자공경위원회는 지난 2008년 「경기 북부 지역과 한국 천주교」 심포지엄을 통해 ‘치명일기’에 기록된 순교자들이 치명한 장소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순교지 터를 매입하기 시작, 총 3766㎡ 규모의 땅을 매입했다.
교구는 이날 선포식을 시작으로 성지 성역화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