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19일 열린 제45회 가톨릭독서콘서트에서 조규만 주교가 강연을 하고 있다.
“큰 글씨를 못 알아보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들이 읽을 수 있게 작은 글씨로 써주시는 것이 예수님의 ‘기적’입니다.”
한국가톨릭독서아카데미(회장 김정동, 지도 김민수 신부) 주최 가톨릭독서콘서트가 45회를 맞았다.
이번 독서콘서트는 「날마다 생각한 하느님」(가톨릭출판사)의 저자로서, 제3대 원주교구장으로 임명된 조규만(바실리오) 주교를 초청, 5월 19일 저녁 8시 서울 불광동성당에서 마련했다.
「날마다 생각한 하느님」은 조 주교가 사제서품 30주년을 맞아 2012년 펴낸 묵상집이다. 조 주교는 독서콘서트에서 책 말미에 배치된 두 가지 물음, 즉 신의 존재 증명, 그리고 하느님이 사람들에게 왜 뚜렷하게 드러나 보이지 않는지에 대해 풀어냈다.
우선 철학과 신학에서 시도됐던 하느님의 존재 증명에 대해 되짚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안셀모 성인과 토마스 아퀴나스가 인간 이성으로 신 존재를 증명하려고 했던 시도들도 소개했다.
나아가 정약종의 「주교요지」를 통해, 겨우 주모경이나 외우던 이들이 어떻게 천주의 존재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는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조 주교는 아무리 명확하게 하느님의 존재를 증명한다고 해도, 결국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믿음’이라고 강조했다.
안셀모 성인이 나중에는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믿어야 한다”고 결론 지었듯이, ‘하느님의 뜻이 제게 이뤄지기를’ 기도했던 성모님, ‘제 뜻대로 마시고 당신 뜻대로’ 해달라고 기도하신 십자가상의 예수님처럼 믿음으로 자신을 내어맡겨야 한다고 권고했다.
조 주교는 이어 과거에는 ‘신앙의 귀염둥이’였던 기적을 더 이상 요구하지도 않는 현대인들의 무감각을 일깨우면서, 사실은 우리가 엄청나게 큰 사랑의 기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기적도, 하느님 사랑도 인간에게는 너무나 커서 오히려 잘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 우리가 태어난 것 자체가 하나의 큰 기적입니다.”
한국가톨릭독서아카데미는 2012년 5월 창립, 음악 및 저자 특강과 만남 등으로 꾸미는 ‘독서콘서트’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