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흥교구(교구장 서리 김운회 주교)는 교구의 미래와 사목활동의 정상화를 위한 노력의 하나로 춘천교구(교구장 김운회 주교) 협력 아래 신학생을 선발, 사제를 양성키로 결정했다.
양 교구는 이를 위해 지난 4월 18일 함흥교구 신학생 선발과 사제 양성에 관한 협약을 체결, 함흥교구 사제 양성을 위한 본격적인 협력 체제를 갖췄다. 현재 함흥교구장(서리)은 춘천교구장이 겸임하고 있다.
함흥교구는 1970년대 이후 교구 소속 신학생 양성을 위해 노력, 현재 일부 사제가 부산교구(6명)와 인천교구(1명)에서 활동 중이다. 하지만 2000년대부터 신학생 양성 노력이 중단된 상태였다. 특히 함흥교구는 민족 화해와 북한의 복음화라는 큰 틀 안에서 모든 성소자들에게 문호를 개방, 소속 교구 구분없이 지원자를 받기로 했다. 함흥교구 신학생 선발 지원과 문의는 춘천교구 성소국(033-240-6073)이 담당한다.
김운회 주교는 “70년 넘게 교회의 활동이 정지된 함흥교구가 본래 모습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교구 소속 사제의 존재와 투신이 절실하다”면서 “통일 이후, 혹은 그 이전에라도 최우선의 과제인 사제 양성은 오랜 시간과 많은 준비가 필요한 일이라 지금부터 충실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약서에 따르면 함흥교구 소속 신학생의 선발과 양성은 춘천교구에 위임된다. 이들은 춘천교구 신학생과 동일한 교육 과정을 거친 뒤 부제품을 받을 때 춘천교구에 입적한다. 사제품을 받은 후에도 춘천교구 소속을 유지하지만, 동시에 함흥교구 소속 사제로서의 정체성을 갖추고 통일 이후 혹은 이전에라도 여건이 마련되면 북한 땅에서 사목할 준비를 하게 된다.
이후 함흥교구의 사목 환경이 정상화되면 지체 없이 함흥교구로 복귀하게 된다.
함흥교구는 1940년 1월 12일, 원산대목구가 함흥대목구와 덕원면속구(자치수도원구)로 분할되면서 설립됐고, 1962년 3월 10일 한국교회에 교계제도가 설정되면서 정식 교구가 됐다. 이후 남북이 분단되고 북한 지역이 공산화되면서 ‘침묵의 교회’가 됐다. 하지만 분단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교구장 서리가 임명됐다.
지난 2005년 11월 21일에는 교황청이 “현직 춘천교구장이 함흥교구장 서리를 겸한다”고 결정함에 따라 춘천교구장인 김운회 주교가 제5대 함흥교구장 서리로 재임 중이다.
함흥교구는 원산과 덕원 일대를 제외한 해방 이전의 함경남북도 전체를 관할한다. 분단 전까지 함경남도에는 4개, 함경북도에 6개의 본당이 있었다.
한편 평양교구도 서울대교구와의 협력 아래 지난 2009년부터 사제 양성을 실시, 올해 2월 5일 첫 사제를 배출한 바 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