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12일 제19회 한국가톨릭문학상 시상식에서 수상자와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오정희 소설가, 신달자 시인,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정길연 소설가, 박승민 시인, 이광구 우리은행장, 권길중 한국평협 회장, 가톨릭신문사 사장 이기수 신부, 구중서 문학평론가, 김형영 시인(오른쪽부터 시계 방향). 사진 방준식 기자
가톨릭신문사(사장 이기수 신부)가 제정하고 우리은행(은행장 이광구)이 후원하는 한국가톨릭문학상(이하 가톨릭문학상) 제19회 시상식이 5월 12일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5층 강당에서 열렸다.
올해 시상식에서는 소설집 「우연한 생」(2015·은행나무 출판사)을 펴낸 정길연(베트라) 소설가에게 본상이, 시집 「슬픔을 말리다」(2016·실천문학사)를 낸 박승민(율리아노) 시인에게 신인상이 주어졌다. 신인상은 올해 신설됐다.
「우연한 생」은 일그러진 가족, 연인 관계 등에 무게중심을 둔 일곱 편의 이야기를 통해 누구나 짊어짐직한 삶의 무게를 묘사한 소설집이다. 이 작품은 오랜 필력으로 다져온 작가의 섬세하고 유려한 문체와 능숙한 이야기꾼으로서 독자를 이끄는 힘이 도드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승민 시인은 자신의 경험을 딛고 일어서 우리네 삶의 짙은 슬픔을 말리고자 하는 의지를 시집 「슬픔을 말리다」에 담아냈다. 이 시집에 대해서는 “집요하게 자연과 사회를 바라보는 통찰력과 감정을 억제한 표현에서 시는 지식이나 머리를 짜서 쓰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감동하는 것을 써야 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는 심사평이 이어졌다.
정길연 소설가는 수상 소감을 통해 “방황 끝에 다시 펜을 잡기로 했는데, 수상소식이 들려왔다”면서 “더욱 글쓰기에 매진하라는 하느님의 뜻으로 알고 감사히 받겠다”고 말했다.
박승민 시인은 이번 수상의 기쁨을 12년 전 세상을 떠난 아들 그레고리오에게 돌리고 “아이가 세상을 떠난 후 교회를 찾지 못했던 자신의 흐트러진 마음을 다스리는 계기가 됐다”면서 “아들이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가톨릭문학상은 인간의 보편적 가치와 가톨릭 정신을 문학으로 승화해 공동선 구현 등에 이바지한 작가에게 주어진다. 수상작은 시·소설·아동문학 등 장르와 작가의 신앙 유무에 관계없이 작품성 위주로 선정된다. 올해 수상작 심사에는 구중서 문학평론가와 오정희 소설가, 신달자·김형영 시인이 참여했다. 본상 상금은 2000만 원, 신인상 상금은 1000만 원이다.
가톨릭신문사 사장이자 가톨릭문학상 운영위원장 이기수 신부는 이날 시상식에서 “손가락 터치 하나로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현대 디지털 세상에서도 문학의 참 가치는 살아있다”면서 “내년이면 20회를 맞는 가톨릭문학상을 더욱 권위있는 상으로 성장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