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라틴어 원서를 번역한 주인공은 성염 전 주교황청 한국대사다.
그는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로마 교황청립 살레시안대에서 라틴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문학자이자 철학가이다. 한국외국어대와 서강대에서 철학과 교수로 활동했고, 한국 외교 역사상 처음으로 주교황청 한국대사를 연임하는 이력을 남기기도 했다. 국내 라틴어 번역 분야, 특히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의 저서 번역에서는 독보적인 활동을 펼쳐왔다.
성 전 대사는 이번 「고백록」 번역과 관련해 “원문 번역이 필요하다는 시대적 요청과, 그리스도교 사고방식이나 당시 로마 세계의 언어관습 등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주석본이 필요하다는 학문적 용도를 이유로 번역에 나섰다”고 말한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은 그리스와 로마 ‘교부(敎父)’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방대한 저작을 남긴 인물이다. 특히 「고백록」과 「신국론」, 「삼위일체론」 세 권은 ‘인간이 절대 진리 곧 하느님을 만나는 길’로 평가받는 대표적인 책이다. 게다가 「고백록」은 아우구스티누스 성인 스스로도 자부심을 갖고 ‘대표작’이라고 여길 정도였다.
방탕하게 살던 아우구스티누스는 33세 나이에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교 신앙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43세에 자기 생애의 도덕적, 사상적 방랑을 글로 옮겼다. 이 「고백록」 전반부(1~10권)에서는 그리스도교로 회심하기까지의 생애를 회고했다. 수도자, 사제, 주교로 생활을 시작하면서 10권을 썼고, 후반부(11~13권)에서는 세계의 기원과 시간문제에 관한 철학적 성찰을 풀어냈다.
성 전 대사는 “이 책의 제목 「고백록」이 담고 있는 내용은 ‘찬미의 고백’, ‘죄의 고백’, ‘신앙의 고백’ 모두”라고 설명한다. 특히 “시간을 뛰어 넘어 현대인들에게도 건네는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의 메시지는 사랑의 윤리, 사사로운 사랑이 아는 ‘사회적 사랑’의 가치”라고 전한다.
라틴어 원문 번역을 통해, 성인이 남긴 생생한 ‘고백’을, ‘진리의 연인’으로 불리는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의 면모를 다시금 되짚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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