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동엽 신부, ‘성경인물들의 기도’ 상·하 발간
“기도의 달인 56명 통해 ‘제대로’ 기도하는 법 배워요”
아브라함·모세·욥 등의 삶과 신앙 소개
2014년부터 15개월 간 본지 연재 내용 정
인간은 기도하는 존재다. 시인하건 부정하건, 알건 모르건, 말로써건 직관으로건, 누구나 ‘절대’를 향해 속바람을 털어놓는다. 무신론자라 자처하는 이도 마찬가지다. 저마다 기도할 이유 또한 넘치도록 있다.
문제는 ‘어떻게 기도해야 할 지’ 잘 몰라서 시행착오를 거듭해온 것이다. 때문에 무작정 기도하기보다는, 먼저 기도하는 법을 충실히 배울 필요가 있다.
그리고 우리는 기도의 으뜸 스승인 예수님 외에 신앙 선배들을 통해서도 기도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차동엽 신부(미래사목연구소 소장)는 성경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우리 인생의 선생님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산 사람은 이렇게 성공하고 행복을 얻는구나. 저렇게 산 사람은 저렇게 실패하며 저렇게 불행하게 사는구나….”
성경 속 인물들이 처했던 다양한 상황과 사건을 들여다보면 오늘의 내 신세가 겹쳐진다. 각 인물들이 눈물로 또는 환희로, 숨죽여 또는 목청껏 바쳤던 기도 속에 오늘의 내 심정도 녹아내린다.
성경 속에서 그들의 기도 또한 만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기도를 올렸고, 그 기도는 어떤 결말로 끝났을까?
차 신부는 “세상만사 희로애락이 기도의 자리이고, 생사화복과 흥망성쇠가 기도의 결실이기도 하다”면서 “우리는 성경 속 인물들을 통해 바로 ‘나 자신’을 만난다”고 전한다.
이어 “‘지금 살고 있는 내 본모습이 이런 모습이구나’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만나고, 나아가 ‘나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구나’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미래의 내 모습을 만난다”고 설명한다.
차 신부가 새로 펴낸 「성경인물들의 기도」 상(구약편)·하(신약편)(상-336쪽/1만5000원, 하-176쪽/1만원/위즈앤비즈)는 이러한 ‘생활기도’, ‘실전기도’, ‘생존기도’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차 신부는 지난 2014년 9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가톨릭신문에 연재한 ‘성경 안에서 만나는 기도의 달인’ 시리즈를 바탕으로 이 책을 엮어냈다. 구약 편과 신약 편으로 나눠 선보인 이 책에서는 56명의 인물들과 그들의 기도를 만날 수 있다.
성경 속 욥의 기도는 고통의 의미는 결국 인간의 짧은 생각으로는 두루 헤아릴 수 없다는 것, 뉘우침에 하느님의 더 큰 축복이 임한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예수의 죽음 앞에서 끝까지 의리를 지킨 여인들의 모습에서, 그들을 움직이게 한 힘은 한 마디로 감사였음을 알 수 있다. 세 번씩이나 모른다는 말로 예수와의 의리를 저버렸던 베드로에게 꼭 필요했던 것은 의리보다 예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었다는 것도, 베드로의 기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도 「성경인물들의 기도」에서는 ‘절대믿음의 원조’인 아브라함의 기도, ‘불세출의 리더’ 모세의 기도, ‘킹메이커’ 사무엘의 기도, ‘막무가내 기도’를 바친 바르티매오, ‘복음에 미친 자’ 바오로의 기도 등을 들어볼 수 있다.
차 신부는 “이 글은 성경 속 인물들의 기도 ‘복원작업’의 시도”라고 말한다. 자신이 먼저 기도를 기도답게 하고 싶어 “시대를 훌쩍 건너뛰어, 황량한 불모지에서 기도의 길을 닦은 선배들에게서 한 번 ‘정통으로’ 배우는 것이 먼저겠다 싶어” 시작한 글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성경 인물들이 삶과 신앙, 부르심에 관해 바쳤을 기도들은 이 시대 우리들의 기도에 영감을 준다”고 조언한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