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사목국, ‘신천지 사목적 대응’ 사제연례연수
“신천지 대처 예방교육 강화… 전담 상담사제도 필요”
현황·피해 등 살펴보고
신천지 포섭 사례 확인
상담소 설치 등 의견도

서울대교구 2016 사제연례연수에서 참석 사제들이 신천지 이단에 대한 사목적 대응에 대한 연수 내용을 듣고 있다.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등 다양한 형태의 신흥 이단들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교구 본당 차원에서의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피해자들의 회복교육, 상담을 아우르는 전담 사제와 연구 기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4월 5~8일 서울대교구 사제평생교육원(원장 원종철 신부)에서 열린 ‘신천지 이단에 대한 사목적 대응’ 주제의 2016 사제연례연수 자리에서다.
참석 사제들은 신천지 사례를 중심으로 현황, 피해상황, 개신교와 각 교구별 피해, 대처방안들을 살펴보면서 신앙을 저해하는 요소들에 대한 체계적·종합적인 접근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뤘다.
교구 사목국(국장 조성풍 신부) 주관으로 40여 명의 사제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연수는 ‘한국 신흥종교’ 및 신천지에 대한 이론적 이해와 함께 신자들이 실제로 겪은 체험들을 직접 듣고 느끼면서 피해 실상을 좀 더 깊이 있게 파악하는 시간으로 의미가 컸다.
이번 연수는 정원 외에 청강 신청이 있을 만큼 교구 사제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별히 신천지에 빠진 이들을 상담하는 김 가타리나(가명)씨를 비롯해 신천지에 포섭됐던 세 젊은이들의 체험 사례 발표는 청년사목에 있어 인간적인 관계를 통한 교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롭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다.
개인의 상담 사례를 토대로 교회의 관심을 호소한 김 가타리나씨는 “평소 이단사이비에 대한 지식과 성경 말씀에 취약한 가톨릭 신자들은 신천지의 가장 손쉬운 포섭대상이 되고 있으며 수강생의 절반이 가톨릭 신자라는 얘기를 듣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가톨릭 상담소가 없어 결국 개신교를 찾아가는 경우도 잦다”고 했다.
“신부님들에게 상담을 청하더라도 공부를 해서 만나보겠다든지, 가정이 건강하지 못해 생긴 일로 치부하는 경우도 보았다”는 김씨는 “수많은 양들이 길을 잃고 지적 영적 자유를 빼앗긴 채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서 신천지는 반드시 교회가 해결해 주어야 할 문제”라고 토로했다.
심리 상담 설문에 응하다 포섭돼 1년2개월간 신천지에서 생활했다는 김 돈보스코(가명)씨는 “매년 1만 명 가량의 사람들이 신천지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이러한 일은 남의 일이 아니다”며 관심을 호소했다.
한 참석 사제는 “청년들의 체험을 들으며 신천지의 폐해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꼈지만, 한편 예방 교육 등을 통해 대비를 잘한다면 대책도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전문 상담소 설치 등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한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