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30일 청주교구 연풍성지에서 봉헌된 병인순교 150주년 기념미사 후 신자들이 제대 앞에 안치된 성 황석두 루카 초상과 유해, 오메트르 신부 유해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병인순교 150주년을 기념하면서, 당시 갈매못에서 순교한 성인 5위를 현양하는 미사가 갈매못성지를 비롯해 연풍성지, 요당리성지에서 거행됐다.
대전교구 갈매못성지(주임 이득규 신부)에서는 3월 30일 대전교구 총대리 김종수 보좌주교의 주례로 갈매못 순교자 현양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에는 교구 사제 10여 명과 500여 명의 신자들이 참례해 병인박해 동안 갈매못에서 순교한 성인 5위와 500여 명의 무명 순교자를 현양했다.
병인박해가 시작된 직후인 1866년 3월 30일 갈매못에서는 프랑스 선교사 다블뤼 주교, 위앵 신부, 오메트르 신부와 황석두 루카, 장주기 요셉이 군문효수로 순교했다. 이들은 1984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시성됐다.
당시 조선에서 활동하던 12명의 프랑스인 선교사 중 3명이 갈매못에서, 다른 6명은 새남터에서 순교했다. 박해를 주도한 흥선대원군은 천주교가 가장 성행하던 내포 지역 백성들에게 강력한 경고를 주려는 의도로 새남터 외에도 갈매못을 처형지로 선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사를 주례한 김종수 주교는 “요즈음 우리는 물질주의 문화에서 살고 있고, 더 많은 물질을 소유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쟁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순전히 복음을 따랐던 순교자들을 본받아 주님의 길 만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참된 증거자가 되기 위해서는 삶에 대한 태도가 변해야 한다”면서 “순교자들의 전구로 우리가 이 시대의 진정한 복음의 증거자가 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청주교구 연풍성지(담당 이현태 신부)는 3월 30일 오전 11시 성 황석두 루카 병인순교 150주년 기념미사를 거행했다. 교구 총대리 윤병훈 신부(산남동 주임)와 연풍성지 담당 이현태 신부를 비롯한 교구 사제단이 공동으로 집전한 이날 기념미사에는 청주교구는 물론 전국 각지의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현태 신부는 미사 강론을 통해 “우리 신앙의 선조들은 자신의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하느님을 사랑하고 신앙을 증거했다”면서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우리들은 선조들처럼 삶을 통해 신앙을 증거하고 하느님을 내 삶의 첫 번째 자리에 두고 전적으로 의탁하겠다고 다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사를 마친 순례자들은 제대 앞에 안치된 황석두 루카 성인의 초상과 유해, 오메트르 신부의 유해 앞에 무릎을 꿇어 절하고 기도를 바쳤다.
수원교구 요당리성지(전담 장기영 신부)도 같은 날 성 장주기 요셉 순교 150주년 미사를 봉헌했다. 300여 명의 신자들이 함께한 이날 미사에는 장주기 성인의 직계 6대손인 장동주 신부(수원 상촌본당 주임)와 성지 초대전담인 김대영 신부(수원가톨릭대), 장주기 성인의 후손들이 초대됐다.
김대영 신부는 이날 미사 강론에서 “장주기 성인의 삶을 묵상하면서 하느님의 자녀로서 그분께서 주신 길을 따르겠다는 마음을 봉헌하자”고 전했다.
요당리성지는 신유박해(1801년) 때 형성된 교우촌이 있던 자리다. 장주기 성인은 고향인 이곳에서 세례를 받고 양지에서 회장을 역임했다. 특히 1843년부터는 배론에 정착해 신학교 운영을 돕다 1866년 갈매못성지에서 순교했다.
한편, 청주교구 선교사목국(국장 서철 신부)이 주최하고 교구 양업순례단이 주관한 ‘복자 오반지 바오로 순교 150주년 현양미사’가 3월 28일 충북 진천군 진천읍 사석리 복자 묘소 현지에서 봉헌됐다. 복자 오반지 바오로는 1866년 병인년 3월 27일 청주 진영 읍청당에서 순교,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시복됐다.

대전교구 총대리 김종수 주교 주례로 3월 30일 봉헌된 갈매못성지 순교자 현양미사. 대전교구 홍보국 제공
박영호 기자, 최용택 기자, 이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