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적 돌봄은 병으로 고통 받는 인간에 대한 전인적 돌봄과 치유를 지향하는, 전 세계 보건의료계의 새로운 흐름이다.
20여 년 전부터 시작됐고 한국에 소개된 역사는 채 10년도 안 됐다. 이러한 영적 돌봄의 흐름은, 20세기 이후 의과학의 발전이 질병 치료와 생명 연장 부분에서는 크게 발전했으나, 고통 받는 인간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영혼까지 치유하는 부분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각성에서 나왔다. 결국 영적 돌봄이 병행될 때, 환자는 전인적 치유와 온전함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새로 개척된 영역인 만큼, 이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 자료나 문헌 등을 국내에서 찾기는 매우 어려웠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영적 돌봄에 관심 있는 보건의료 종사자들에게 하나의 새로운 이정표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인공지능의 실용화가 의료 관련 부분에서도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보건의료계 전체에도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킬 전망이다. 인공지능 활용이 닿을 수 없는 영역에서의 치유, 즉 ‘환자를 영적으로 돌보는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온전한 치유’만이 미래의 참된 인간적 가치가 담긴 의료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총 64장에 걸쳐 영적 돌봄의 전 분야를 다루고 있는 헬스케어 영성은 총 5권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건강과 영성’의 세계적 전통을 고찰한 1권에 이어 2~5권에서는 영적 돌봄의 핵심 개념, 실무, 과학적 연구와 평가, 정책과 교육 그리고 미래적 도전과 전망이 다뤄진다. 2017년 후반기 완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6월 제2권이 발행된다.
이 책은 다학제 간 협력을 통해 건강과 영성에 관한 통합적 흐름을 소개했다는 점에서도 학술적 의의를 남긴다. 문장 하나하나의 번역을 위해서도 여러 번의 공동독회를 거치며 올바르고 품격 있는 번역에 힘을 쏟았던 번역자들은, 이를 위해 주 2회 모일 때마다 8시간 이상씩 고된 작업에 매달렸다.
번역자들은 “마음을 모아 ‘함께 성찰하며’ 번역했기에 가능했던 작업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1권 번역에 애를 많이 먹었다는 이들은 “한 장(chapter) 안에서만도 철학적·신학적·종교적·역사적·사회적·의료적 내용 등 다양한 주제들이 복합적으로 담겨있어 어느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온전한 번역이 이뤄질 수 없었다”고 공동 번역의 필요성과 시너지 효과를 밝혔다.
영적 돌봄과 관련된 새로운 용어와 개념들을 가톨릭적인 맥락에서 처음 번역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성과다.
“이 책이 영적 돌봄에 관심이 있으면서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몰라 망설였던 분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는 번역자들은 “한국에서의 영적 돌봄 연구와 교육 및 실천 확산에 크게 기여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