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2014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그 사람 추기경’에는 그의 선종 전 1000일간의 발자취가 주요 내용으로 담겼다. 영화의 시작 즈음, 당시 김 추기경은 제작진을 향해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봐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최근 발간된 「그 사람 추기경」에서는 그 답의 일부를 들어볼 수 있다. 김 추기경을 기억하는 이들 중 선후배 사제들과 지인, 가족 17명의 인터뷰를 통해서다.
윤공희 대주교, 장익·두봉·강우일 주교, 박신언 몬시뇰, 이해인 수녀…. 이들은 김 추기경을 늘 사랑했고, 수십 년 이상의 긴 시간 동안 함께 울고 웃고, 그의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했었다. 때문에 그들이 펼쳐놓은 기억의 편린들은 김수환 추기경이 남긴 사랑의 모자이크를 더욱 뚜렷이 완성해준다.
17명의 회고담은 다큐멘터리에서도 일부 선보였다. 각 인터뷰는 김 추기경의 다큐멘터리 제작을 맡은 평화방송 전성우 프로듀서와 전문 인터뷰어 겸 작가로 활동 중인 권은정씨가 진행했다.
“‘너무 그렇게 딱딱하게 굴지 마, 이제 자네도 나이 먹어가잖아’ 그렇게 반 농담 반 진담으로 말씀하신 적도 있어요. 추기경님은 연세가 드실수록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시고 웃기도 잘하셨어요. 젊은 시절에는 안 그러셨거든요….”(강우일 주교)
“항암치료 이야기를 할 때 사실 추기경님께서 뭐라 하실까 참 궁금했거든요. 잘 참으라고 하시겠지. 예수님을 생각하라고 하시겠지. 근데 추기경님은 뜻밖에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그래? 참, 대단하다 수녀’ 거기서 많은 위로를 받았어요….”(이해인 수녀)
김 추기경의 젊은 시절부터 병상에서의 모습까지. 우리가 알고 있었던 혹은 미처 몰랐던 추기경의 모습이 다시 전해진다. 그의 모습을 다시 추억하지만, 왜곡하거나 미화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들이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이 책 추천의 글을 통해 “이 책은 추기경님의 삶과 신앙을, 그 안과 밖을 한 번에 다 만나게 해준다”면서 “추기경님 역시 우리와 똑같은 고뇌를 안고 사셨다는 사실에 우리도 추기경님을 닮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