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조만간 제14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이하 주교시노드) 후속권고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이혼 후 사회 재혼자에 대한 전면적인 영성체 허용을 원하는 이들이나 이러한 가능성을 두려워하는 이들 모두 교황의 결정에 대해 실망할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지난 2월 17일 멕시코 사목방문을 마치고 로마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후속권고가 올해 부활절 전에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후속권고는 성 요셉 축일인 3월 19일 발표될 것으로 관측된다. 제14차 세계주교시노드는 2014년과 2015년 ‘교회와 현대 세계에서의 가정의 소명과 사명’을 주제로 열렸다.
특별히 교회 법원의 혼인무효 결정 없이 사회 재혼을 한 이들에 대한 영성체 문제에 관해 교황은, “가능성은 있지만 교회 안에서의 재통합 과정을 거친 후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교황은 영성체 허용이 이 모든 논의의 ‘도착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언급은 교황 자신도 가능성을 두고 있지만, 혼인과 성체성사의 신성함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드러낸다.
하지만 교황은 “교회 안에서의 통합이 자동적인 ‘영성체 허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어 “교회 안에서 성사활동의 재개는 ‘통합 작업의 결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들이 영성체를 할 수 있다고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교황은 지난해 8월 일반알현 강론에서도 혼인무효가 선언되기 전까지는 이혼 후 사회 재혼자에게 성체를 줄 수는 없으며, 혼인무효가 되기 전 영성체는 혼인성사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교황은 멕시코 사목방문 중 만난 움베르토와 클라우디아 고메스 부부의 신앙고백을 사례로 들어 설명하기도 했다.
클라우디아는 16년 전 이혼을 한 뒤 움베르토와 재혼을 했지만 자신들의 결혼생활은 ‘사랑과 이해’로 가득 차 있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이 부부는 3년 전 이혼자와 재혼자 단체를 만들라는 하느님의 음성을 듣고 이에 따랐다고 했다. 가정생활에 대한 신앙고백 중 움베르토는 “우리는 성체를 모실 수는 없지만, 도움이 필요한 이들, 아프거나 갇힌 이들을 방문하고 소통한다”고 말한 바 있다.
교황은 기자들에게 “이 부부는 참 행복해 보였다”면서 “이들은 ‘영성체를 못하지만 병원을 방문하고 소통한다’라는 아름다운 표현을 썼다”고 전했다.
교황은 “통합의 길은 여기에 있다”면서 “만일 어떤 더 많은 것이 있다면 주님께서 말씀하실 것이지만 절차를 밟아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혼 가정을 교회의 삶 안에 ‘통합’시키는 것은 지난 주교시노드의 주요 과제였다. 교황은 후속권고에서는 새로운 결합으로 탄생한 가정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에 대한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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