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남터는 한국교회 최초의 신부, 최초의 프랑스인 선교사, 최초의 한국인 신부 등 당대 대표급 신자들이 군문효수(軍門梟首)로 처형된 한국교회의 대표적 성지다.
현재까지 새남터 순교자로는 14명의 이름이 알려져 있다. 한국교회 최초의 신부 주문모 신부(1801년), 앵베르 주교와 모방, 샤스탕 신부(1839년), 김대건 신부와 현석문(1846년), 베르뇌 주교와 브르트니에르, 볼리외, 도리 신부, 프티니콜라, 푸르티에 신부, 정의배, 우세영(1866년) 등이 여기서 순교했다. 하지만, 이들 외에도 새남터에서 순교한 이들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남대학교 역사학과 김정숙 교수는 2월 19일 서울 용산구청 소강당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최소 3명의 신자가 추가로 새남터에서 순교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조선왕조실록에는 김계호, 김원익, 이연식 등 세 사람이 사학죄인으로 군문효수 당했다는 기록이 있다”면서 “기록이 분명한데도 교회는 이 이름을 다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정부기록과 교회기록을 비교해보면 새남터가 순교지일 것으로 추측되는 19명이 다른 곳 순교자로 인정되어 있고, 추가로 2명이 새남터에서 순교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순교자의 순교지에 혼란이 있는 이유는 「조선왕조실록」 등 정부기록과 교회의 기록이 서로 상충하는 경우가 많고, 정부기록의 경우 처형지가 대부분 생략되어 있거나, 한국교회 초기에는 순교자들의 치명지를 명확하게 하려고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동일사건에 대한 사료들이 서로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들의 치명지를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관련 사료를 추가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심포지엄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가 병인박해 150년을 기념해 ‘새남터에 스며든 순교의 얼’을 주제로 마련했다. 심포지엄에서는 김 교수를 비롯해 대구한의대 김성우 교수, 고려대 최영준 명예교수, 새남터순교성지 담당 강석진 신부 등이 새남터를 역사적, 지리적, 영성적으로 재조명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강석진 신부는 ‘새남터와 순교영성 - 새남터 모래 밭에 싹트는 마음’이라는 주제의 논문을 통해 “순교지 새남터는 순교자들의 마지막 죽음을 직접적으로 묵상할 수 있는 순교 형장으로 교회의 순례 전통에 가장 부합한 순교 순례지”라고 주장했다.
강 신부는 “새남터 순교자 중 선교사들은 예수의 지상 사명인 복음 전파에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였고, 평신도들은 교회 성장과 발전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면서 “새남터는 박해 시기 예수님의 선교사명에 충실히 따른 선교사들과 평신도들의 삶과 신앙을 묵상하고, 이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라고 말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도 심포지엄 축사를 통해 “새남터는 한국교회의 주요 순교지로, 교회 역사 안에서 수많은 순교자들의 생생한 증언이 이뤄진 곳”으로,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이 땅의 신앙 선조들의 고귀한 신앙 유산이 우리들에게 잘 알려져 우리의 정신이 되고, 그 정신이 구체적인 삶으로 구현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새남터 순교자 14명 중 8명이 올해 150주년을 맞는 병인박해 때에 순교했다. 새남터 순교자 중 성 김대건 신부 등 11명은 시성됐다. 주문모 신부는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주례한 시복식에서 복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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