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2월 12~17일 멕시코 사목방문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향해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특히 멕시코 최남단 치아파스주의 원주민 인디오와 미국과 접경한 국경도시 시우다드 후아레스의 이민자들과의 만남은 이번 사목방문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
치아파스주는 범죄와 부패, 불평등 등으로 고통 받는 멕시코 안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원주민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이곳은 1990년대 봉기한 무장운동 사파타주의의 본거지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원주민들은 경제적 혜택에서 소외된 채 옥수수 농사 등을 지으면서 자급자족적인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다. 교황은 이곳을 방문해 멕시코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히는 원주민 배척과 차별을 지적했다.
교황은 이어 시우다드 후아레스에서 열린 ‘국경미사’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찾아 미국으로 향하는 불법이민자들의 눈물을 닦아줬다. 한때 마약과 불법이민의 통로로 ‘살인 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던 후아레스에서, 교황은 이민자들의 참혹한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리고 이들을 향한 인신매매 등의 범죄를 강력히 비난했다.
특히 교황은 가난, 폭력, 조직범죄에서 벗어나고자 미국으로 탈출하는 멕시코 이민자들이 직면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해 질타했다. 교황의 이러한 언급은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반이민주의’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장벽을 설치해 불법이민을 막겠다고 공언하면서 이민자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교황은 성모 성지에서 멕시코 신자들과 첫 미사를 봉헌하고, 20여 분간 성모 성화 앞에서 혼자 기도를 했다. 라틴 아메리카 복음화의 새 장을 연 과달루페 성모 성지 방문은 이번 멕시코 사목방문의 의미를 더해줬다. 교황은 “과달루페 성모가 없다면 멕시코를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