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과 사람에 대한 따스한 사랑을 시로 표현해온 이해인 수녀(클라우디아·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가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134쪽/2000원/가톨릭출판사/1976년 초판 발간) 출간 40주년을 맞았다.
첫 시집의 제목은 이 수녀가 수녀회에 입회한 해인 1965년, 수녀원 한 귀퉁이에 핀 민들레를 보고 썼던 동명의 시 ‘민들레의 영토’에서 따왔다. 여고생 때부터 시를 쓰며 백일장에 참가하기도 한 그는 수녀원에서도 줄곧 시를 썼다.
어느 날 임남훈 관구장 수녀가 지금껏 써 온 시를 다른 시인에게도 보이기를 권했고, 당시 가톨릭출판사 사장이었던 김병도 신부(현 몬시뇰)를 통해 홍윤숙 시인에게 10편의 시를 보냈다. 시를 본 홍윤숙 시인은 출판을 권했고, 이 수녀는 망설이다가 종신서원을 기념해 수도원 가족끼리 돌려볼 생각으로 응했다.
이렇게 출간된 「민들레의 영토」는 한 일간지에 소개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50쇄가 넘는 인쇄 기록을 남겼을 뿐 아니라 각종 시구절과 관련된 교과서 등 저작권만도 10여 종을 만들어냈다.
이 수녀가 머무는 부산 수녀원은 집배원에게도 여타의 번지 없이 ‘광안리 민들레의 영토’로 통할 정도다. 실제로 몇 년 전 한 초등학생이 주소를 ‘부산 광안리 민들레의 영토 수녀원 이해인 수녀’로 적어 편지를 보냈는데도 무사히 배달된 일이 있었다.
이해인 수녀는 1976년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를 펴낸 이후 현재까지 약 16종의 시집을 펴냈다. 시선집, 동시집, 동화집, 산문집, 역서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도 집필했다. 현재까지도 부산 수녀원 해인글방에서 글을 쓰고, 피정 지도와 강연 등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2008년 대장암 판정을 받고 투병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의 기도와 편지에 감사드렸다는 이해인 수녀는 수술 이후 작은 것 하나에도 더 감사하며 살고 있다.
가톨릭출판사(사장 홍성학 신부)는 「민들레의 영토」 출간 40주년을 맞아 초창기의 표지를 재현한 특별판(104쪽/1만2000원)을 출간했다. 이 책에는 이 수녀가 출간 40주년을 기념해 직접 쓴 글을 추가했고, 한정판 양장 노트도 함께 출시했다.
아울러 4월 30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중림로 27 가톨릭출판사 마리아홀에서 「민들레의 영토」 출간 40주년 기념 강연회를 마련한다. 이번 출간 기념 강연회는 시처럼 아름답고 생기 넘치는 저자를 직접 만나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로 꾸며질 예정이다.
이해인 수녀는 “첫 시집은 제게 첫사랑 같은 책”이라면서 “오늘의 저를 있게 해 준 수도공동체 그리고 이 시집을 읽어준 많은 독자들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고 민들레의 영토에서 한 마음으로 살아온 저 자신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계속 수도자로 살며 건강과 시간 등 여건이 허락되는 범위 내에서 시를 쓰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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