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일 ‘봉헌생활의 해’ 폐막을 앞둔 시점에서도 신자들이 ‘봉헌생활’, ‘축성생활’이라는 용어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평신도들은 물론 일부 사제들조차 ‘축성된 사람’을 사제로만 인식해 축성생활이라는 용어 사용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사례도 여전히 볼 수 있다.
라틴어 ‘vita consecrata’는 서원을 통해 또는 그 고유한 특성에서 서원과 비슷한 다른 거룩한 결연을 통해 세 가지 복음적 권고의 의무를 받아들이는 그리스도인의 고정된 생활 형태를 가리킨다. 지난 1997년 주교회의는 이 단어를 ‘봉헌생활’로 번역하기로 했으나, 2012년부터는 남녀 수도자 장상연합회의 의견을 참고해 ‘봉헌생활’, ‘축성생활’ 두 용어를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는 과거에 주로 인간이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하는 차원에서 이해됐던 축성생활을 부르심과 응답이라는 요소를 포함해 이해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축성생활의 해 열린토론회 자료집을 만들고 있는 옥현진 주교(광주대교구 총대리)는 “하느님이 불러서 거룩하게 해주시고 거기에 맞갖게 자신의 삶을 봉헌하는 것이 일치됐을 때 수도자의 삶이 완성된다”면서 “축성과 봉헌을 따로 떼어내 설명할 수 없지만, 내가 하느님께 삶을 봉헌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의미에서 ‘축성된 삶’이라는 의미가 더 강하다”고 설명했다.
축성생활신학회에서 펴낸 「축성생활 용어집」에서는 평신도와 성직자 모두 축성된 사람이라 밝힌다. 세례성사와 혼인성사를 통한 축성 봉헌 및 성품성사를 통한 축성 봉헌에 하느님의 부르심과 축성 및 인간의 응답이라는 두 가지 차원이 동일하게 들어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축성생활신학회 회장 백남일 신부는 ‘봉헌생활’과 ‘축성생활’이라는 용어를 함께 사용하는 이유에 관해 “축성이라는 의미를 너무 제한적으로 사용해 왔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수도생활의 중요한 요소 ‘축성’과 ‘봉헌’이라는 말을 함께 씀으로써 수도자들의 삶과 사명에 대한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의미를 파악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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