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새해벽두인 1월 6일 제4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한반도에 그 어느 때보다 차가운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올 한해를 민족화해의 새로운 디딤돌로 삼고자 했던 한국교회도 먹구름 속에 새해를 맞게 됐다.
분단 70년 만에 지난해 12월 1~4일 한국교회 주교단이 처음으로 북한을 사목방문하면서 민족화해를 향한 기대는 한껏 부풀어올랐다. 특히 천주교 4대 대축일을 포함한 주요 대축일에 평양 장충성당에서 정례적으로 서울대교구 사제가 미사를 봉헌한다는 계획을 발표해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방북단장을 맡았던 김희중 대주교는 지난해 12월 7일 “원론적인 합의를 했지만 남북 간 ‘이변’ 발생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북한의 핵실험은 ‘이변’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사안이다. 올해 예수 부활 대축일(3월 27일)을 불과 2개월 여 앞두고 북한 핵실험이 이뤄지면서 남북관계와 민족화해 여정은 예상치 못한 난기류를 만나게 됐다.
지난해 주교단 방북에 함께했던 이은형 신부(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는 “올 초 북측이 한국 주교단에 성탄과 새해 인사를 전해오고 나서 불과 며칠 뒤 핵실험 소식이 전해져 무척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가톨릭교회 역시 핵에 대해서는 반대와 거부 입장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며 “주교님들이 지난 방북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왔는데 이번 핵실험으로 후속 작업에 지장과 장애를 받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교회는 이번 위기를 신앙의 힘으로 기회로 삼을 수 있어야 하고 남북 당국자들도 대결구도를 끝내고 상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방북해 평양 장충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했던 김인국 신부(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도 “지금까지 남북 갈등을 일으킨 데에는 남과 북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며 “지난해 한국 주교단 방북 성과를 지키려면 교회는 정치, 외교 상황과는 별개로 평화를 위해 함께 손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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