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이 올바로 시행되기 위해 호스피스 시설 확충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제시됐다. 호스피스 개념에 관해서는 물론 바람직한 연명의료, 인간적이고 존엄한 죽음 등에 관한 의식 교육 또한 시급히 실천해야 할 과제라는 지적도 교회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다.
회복이 불가능한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에 대해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규정한 대안 법률안이 1월 8일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이 법률은 2018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국내 호스피스 병상 수는 2015년 말 조사 기준으로 1000여개에 불과하고, 사용에 관한 인식 수준도 해외 선진국들에 비해 턱없이 낮은 실정이다. 그러나 1년 6개월여 동안 호스피스 완화돌봄 인프라를 정상적으로 구축하기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호스피스 완화의료 시행 6개월 후면 연명의료 결정법을 곧바로 시행된다.
교회 안팎의 생명윤리 및 정책 관련 전문가들은 “이렇게 호스피스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되지 못한 상황에서 법률이 시행될 경우, 자칫 연명의료 중단이 성급하게 적용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또 사회경제적 요인, 가족들의 무분별한 의견 등이 연명의료 결정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평소 개개인의 생명윤리 의식교육을 적극 제공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법률을 ‘존엄사법’, ‘웰다잉법’ 등으로 부르며, 죽음을 의도하되 그 윤리적 책임을 피하는 행태도 근절해야 한다.
가톨릭교회는 인간 생명의 돌봄을 획일적인 법 규정에 따라 다루면 생명경시현상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이유로, 연명의료 중단에 관한 법률 제정을 반대하는 입장을 보여 왔다. 하지만 교회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률 제정이 강하게 추진되고 사회적 요구가 거세지자, 법률에 보다 올바른 규정을 담을 수 있도록 교회 입장을 적극 개진하는 노력을 펼쳐왔다. 물질주의에 입각해 판단하는 ‘삶의 질’, 마지막 순간까지 올바로 생명을 돌본다는 취지가 아니라 이른바 ‘잘 죽게 한다’는 의미의 ‘존엄사’, 생명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로 오해되는 ‘자기결정권’ 등의 표현을 법률안에서 제외시킨 것도 교회 관계자들의 노력이었다.
교회는 새로 제정된 법률이 임종 과정 환자들을 대상으로도 수분과 영양분 공급 등은 중단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호스피스 대상을 말기암환자에서 모든 임종 과정 환자로 확대한 부분 등은 바람직하게 바라본다. 사망이 임박했다는 판단도 의료진의 전문성과 올바로 형성된 양심을 바탕으로 결정된다면 충분히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총무 이동익 신부는 “법률이 올바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면서 “우리가 무엇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호스피스 시설 기반과 사회·문화적 토대 조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신부는 이 법률 시행과 관련해 “현재 모범적으로 평가받는 가톨릭계 호스피스 사례를 확산하고 가톨릭적 관점에서 연명의료계획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양식을 제시하는 등의 대외적인 지원은 물론 신자들의 생명윤리 교육을 보다 폭넓게 실시하는 노력이 적극 확산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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