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우리 엄마 예쁘다!”
화려한 합창단복을 입고 예쁘게 꽃단장한 ‘엄마’들이 무대에 나서자 ‘아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이들은 앞다퉈 자기 ‘엄마’를 찾았고, 이내 ‘엄마’에게 시선이 꽂혔다.
‘베스트 마더스 코러스’는 2014년 9월 성동장애인종합복지관 산하 성모보호작업장(시설장 윤문자 수녀) 소속으로 창단된 합창단이다. 단원들은 모두 중증 지적장애인들의 어머니들이다.
합창단은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성동구 금호2, 3가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작업장 송년행사 무대에 올랐다. 합창단이 ‘성모 찬가’와 ‘오 샹젤리제’ 등을 부르는 동안 장애인 자녀들은 환한 얼굴로 어머니의 모습을 지켜봤다. 어머니들도 함께 노래를 부르며, 장애인 자녀를 키우며 받았던 설움과 상처를 날려버릴 수 있었다.
합창단의 서은숙(카타리나) 단장은 자녀 이야기가 나올까봐 한 번도 동창회에 나가본 적이 없다. “아이가 장애를 갖게 된 것이 내 잘못인 것처럼 주눅 든 삶을 살아왔다”며 “제대로 웃어본 적이 없는데 합창단이 생긴 뒤로 웃는 일이 많아졌다”고 했다.
성모보호작업장은 중증 지적장애인에게 사회적응 및 직업적응훈련을 제공하는 시설로 현재 20~40대 지적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사실 작업장의 윤문자 수녀가 이용자 부모 모임에 합창단 창단을 제안했을 때 어머니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어머니들은 노래를 불러본 적도 없었고 대부분 60~70대의 고령이기 때문이었다. 서 단장은 “수녀님이 왜 또 일을 만드나 하며 싫어했다”고 실토했다.
“하지만 지금은 엄청 열심히 참여하고 즐거워하고 있어요. 한 달에 한 번 모여 연습을 하고 있는데, 함께 노래하며 웃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을 보내지요.”
윤 수녀는 “장애아를 낳은 것이 자신의 죄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웃는 것조차 손가락질 대상”이었다며 “이제 어머니들이 노래를 통해 상처에서 많이 회복된 만큼 더 큰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당당하게 살아가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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