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넘는 세월동안 매년 책 한 권씩을 낸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정진석 추기경(전 서울대교구장)은 이를 실천하고 있다. 정 추기경은 12월 6일 영명축일에 맞춰 또 한 권의 책을 펴냈다. 「그분의 상처로 우리는 나았습니다」(360쪽/1만4000원/가톨릭출판사). 그의 59번째 저서다.
저서는 주님 수난 성지주일부터 부활 성야 전 성토요일에 이르는 ‘성주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책은 1년 중 가장 거룩하게 지내야 하는 성주간 시기를 더욱 풍성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해준다.
정 추기경은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부활’을 다각도로 조명했다. 성주간을 하루씩 1장으로 나눠 당시 사건을 여러 관점으로 세밀하게 분석했다.
머리말에서 정 추기경은 “성주간은 예수님의 생애를 압축한 시간”이라며 “성주간에 일어난 사건들 하나하나가 인류 구세사에서 긴 세월을 두고 깊이 묵상해야 될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고 설명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쏟아지고 있는 지극한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사업의 신비를 강조한 것이다.
저서는 정 추기경의 특유의 통찰력이 담겨 있다. 복음서의 서술을 종합해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사도들과 유다인 군중, 적대자인 유다인 지도자들의 심리 등 인물 하나하나를 새롭게 조명하고 이를 기록한 복음사가들의 의도까지 세밀하게 분석했다. 저자는 당시 사건을 통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적용 가능한 메시지를 찾아 친절하게 해설한다.
책 곳곳에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성화’도 실었다. 성화들은 복음말씀을 생생히 기억하고 묵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지리적 요소와 관습, 역사적 기록 등도 서술했다.
아울러 미국 신학자 폴턴 쉰 주교(1895~1979)의 ‘십자가 상 일곱 말씀’을 편역해 내용으로 구성했다. 예수가 죽기 직전 십자가에서 한 일곱 말씀을 깊이 묵상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정 추기경은 책을 통해 “신앙인들이 성주간을 깊게 묵상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예수님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면서 “수난과 죽음,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무한한 사랑을 쏟아주신 예수님의 사랑과 은총에 감사하자”고 당부한다.
정 추기경은 2012년 서울대교구장에서 은퇴 후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 신학대학 주교관에서 집필을 이어가고 있다. 정 추기경의 책 첫 번째 독자는 늘 신학생들이다. 새 책이 나오면 신학생들에게 가장 먼저 선물하기 때문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정 추기경은 12월 6일 서울 혜화동 신학대학에서 영명축일 미사를 봉헌하고 신학생들에게 저서를 선물했다.
출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