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의 고향, 총 6명의 교황을 배출한 시리아 교회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내전 때문이다. 2000년이라는 유구한 그리스도교 역사를 지닌 시리아 교회를 지원하기 위해 교황청 국제 가톨릭 사목원조기구(ACN)가 발 벗고 나섰다.
ACN 한국지부는 11월 4일 ‘위기에 처한 시리아의 그리스도인’을 주제로 창립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서울 명동대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진행된 심포지엄에는 시리아 홈즈대교구의 장-아브도 아르바흐 대주교가 직접 나서 시리아의 참상을 전했다.
아르바흐 대주교는 “시리아의 그리스도인은 알레포, 홈즈, 타르투스 등 몇몇 도시에 모여 살고 있는데, 이 지역이 모두 내전에 휩싸였다”고 했다. 그는 알레포에서만 시리아 정교회의 요한나 이브라힘 대주교와 그리스 정교회의 불로스 야지기 주교가 피랍되는 등 그리스도인에 대한 박해가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시리아에서는 바샤르 엘-아사드 정권, 쿠르드, 알 누스라, IS, ‘이슬람 전선’이 서로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다투고 있다. 시리아의 그리스도인은 이러한 이슬람 파벌에 동조할 수도 없는 상황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슬람으로 개종하거나 ‘지즈야’라는 차별적인 인두세를 내야한다. 이 때문에 많은 그리스도인이 난민이 되어 시리아를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알레포의 경우 15만 명의 그리스도인 중 5만 명만이 남아 있는 상태다.
아르바흐 대주교는 “홈즈대교구에서만 14명이 순교자가 발생했다. 그리고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우리는 ACN을 통해 인도적 지원뿐만 아니라 교회 재건을 위한 재원을 원한다. 교회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 우리의 땅을 떠나고 싶지 않다”라고 도움을 호소했다.
유경촌 보좌주교는 이날 ‘ACN을 통한 한국 가톨릭교회의 소명’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한국교회가 ACN을 지원해야 하는 당위성을 역설했다.
유 주교는 “지구촌의 많은 나라에서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박해받고 순교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한국교회는 순교자들이 흘린 피 위에 세워진 교회이다. 한국교회가 우리 시대의 또 다른 박해받는 교회를 돕는 일에 나서는 것은 시대적 요청이다”라고 설명했다.
1947년 성탄절에 설립된 ACN은 교황청 직속 재단으로 세계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는 가톨릭교회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현재 140여 개 나라에서 파괴된 성당 재건 및 후원 등 5400여 개의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ACN 한국지부는 지난 7월 아시아 최초로 설립됐다. 염수정 추기경이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유 주교 외에 임병헌 신부, 한홍순 전 주교황청 대사 등이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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