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향민의 한이 서린 땅, 분단의 현실 속에서도 언젠가 찾아올 통일을 기다리는 곳. 이 곳이 교동도입니다.”
11월 7일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박동호 신부) 주관으로 인천시 강화군 교동면 교동공소(공소사제 방인이 신부)에서 열린 ‘2015 인권생명평화기행’ 현장. 굵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평화를 기원하는 참가자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강화도 북서부에 있는 교동도는 북쪽으로 바다 건너 불과 2~3km에 북한 황해도 연백군이 있다. 맑은 날이면 황해도 북부가 손에 잡힐 듯 보이고, 높은 곳에 올라가면 예성강 하구까지 보인다. 이곳에 사는 실향민들은 해발 300여m의 화개산을 올라가 북쪽 땅을 바라보며 망향제를 지낸다.
‘평화의 섬 교동’을 주제로 김영애(데레사) 사단법인 새 우리누리 평화운동 대표의 강의가 이어졌다. “배만 타면 10분 거리에 고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갈 수 없지요. 북한 연백군에서 살던 사람들이 피란 와서 언젠가는 고향에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머무른 지 60년이 넘었습니다.”
6·25 전쟁 당시 교동도로 피난 온 실향민들은 전쟁의 고통을 고스란히 겪어야 했다. 인민군 징집을 피해 아들은 남으로, 가족은 고향에 남으면서 이산가족이 됐다. 북과 남으로 점령지가 바뀌면서 주민들끼리 총부리를 겨눴다. 치열한 공방전으로 땅은 황폐화됐다.
100여 명의 교동도 실향민들은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고향을 바라보며 눈물 흘리고 있다. 강의를 듣는 참가자들의 눈에도 눈물이 맺혔다.
강의가 끝나고 열린 ‘평화통일 염원 미사’를 주례한 박동호 신부는 강론을 통해 “재물에 대한 욕심, 권력이라는 이데올로기에 대한 욕심을 사회교리에서는 ‘죄의 구조’라고 한다”며 “우리가 분단 70년을 극복하지 못하는 배경에도 바로 ‘죄의 구조’가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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