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촌3동본당(주임 정진호 신부)이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신자를 위한 보조장치인 ‘미사 똑똑이’ 보급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신체장애, 질병, 직장근무 등의 사유로 미사 참례가 어려운 신자들이 실시간으로 미사 장면을 볼 수 있는 ‘인터넷을 통한 미사 영상 서비스’로 사목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사에서 소리를 똑똑히 듣도록 돕는 장치’라는 뜻으로 이름 붙여진 미사 똑똑이는 지난해 12월 한 달간 시험 운영 후 올해 2월 성당에 송신기를 설치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청각장애에 가까운 심각한 난청이 아닌 이상 미사 똑똑이를 사용하면 미사 강론, 독서와 해설 등 미사 중의 모든 소리를 선명하게 들을 수 있다. 현재 10명 안팎의 노인들이 미사 똑똑이 도움으로 미사 참례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등촌3동본당은 본당 설립 20주년을 맞아 관내 노인인구 비율이 높다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본당 사목회 김대현(엘피디오·54) 총무에게 실무를 맡겨 미사 똑똑이를 도입했고 이제는 정착단계에 들어섰다.
미사 똑똑이는 본당 비용으로 구입해 필요한 신자에게 소액의 보증금을 받고 빌려준 후 기기를 반납하면 보증금을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스마트폰 충전기로 한 번 충전하면 20시간 이상 사용이 가능하다. 전원 스위치를 켠 후 이어폰을 귀에 꽂고 볼륨만 조정하면 되기 때문에 노인들도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지난 8월에는 서울대교구 제17지구 사제평의회에서 미사 똑똑이가 소개돼 공항동본당과 발산동본당에도 도입됐다.
미사 똑똑이를 사용하는 장성랑(안나·85·등촌3동본당) 할머니는 “미사 때 신부님 강론을 알아듣지 못해 답답했고 본당 소식을 알기도 어려웠는데 미사 똑똑이를 사용하면서 소리가 시원하게 들려 새 세상에 사는 것 같아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본당은 5월부터는 인터넷 생방송으로 미사에 참례할 수 있도록 미사 영상 제공 서비스(http://deung3.withcctv.com:8000)를 개통해 신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신체장애나 병원 입원 등으로 봉성체에만 만족하던 신자들은 인터넷 화면으로 본당 공동체와 같은 시간에 미사 참례하면서 본당에 대한 소속감과 신자 정체성을 확인하고 있다. 미사 영상은 무료로 제공된다.
김대현 총무는 “미사 영상을 신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것은 등촌3동본당이 전국 최초로, 자칫 신앙에서 멀어지기 쉬운 신자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본당 주임 정진호 신부는 “미사 똑똑이와 미사 영상 실시간 제공은 사제들에게 교회 밖으로 나가라고 하신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를 실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교회 노령화에 대비하고 장애인에게 관심을 기울이려는 노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문의 02-3663-7181 서울 등촌3동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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