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7년만에 방북… ‘평화통일 기원미사’ 봉헌

북한 조선카톨릭교협 초청
사제 12명, 중국 통해 방문
‘금강산·백두산 순례’ 제안에
북측서 긍정적 반응 보여

 ▲ 10월 25일 평양 장충성당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평화통일 기원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제공)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7년 만에 북한을 방문해 평양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이로써 지난 이명박정부 때부터 위축돼 온 남북 민간교류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대표 김인국 신부(청주교구)를 포함한 12명의 사제단은 북한 조선카톨릭교협회 초청으로 10월 23일 중국 베이징을 통해 방북했다. 이들은 25일 평양 장충성당에서 열린 ‘평화통일 기원미사’를 집전하고 평양의 천주교 관련 시설을 둘러본 뒤 27일 귀국했다.

사제단 측은 방북 도중 북측에 “향후 금강산과 백두산에서 함께 순례하자”는 건의를 했고 북측도 “초청장을 보내겠다”고 즉각 답변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전국사제단의 방북은 지난 2008년 9월 사제단 소속 신부 96명이 평화통일 기원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북한 고려항공 직항편으로 평양을 방문한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2008년 방북 이후 사제단은 2009년 6월에도 북한 묘향산 보현사에서 열리는 통일기도모임 참석을 위해 불교환경연대와 함께 방북 신청을 했지만,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2011년 12월에도 방북 신청을 했으나 허가가 나지 않았다.

사제단의 이번 방북을 승인한 정부는 “순수 종교 교류 목적이기 때문에 방북을 승인한 것”이라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가 활성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인국 신부는 “미사를 참례한 100여 명의 북한 주민들은 오랜만의 미사를 경건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며 북한 현지 반응을 전했다. 그는 또 “교류와 협력이 자꾸 미뤄지고 있는 것은 남북한 모두의 책임”이라며 “6·15선언 등 평화를 구축하려는 정신으로 돌아가야 진정한 교류 협력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