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수녀원 설립 100주년 감사미사

새로운 100년 향한 사도적 사명 다짐

밀이삭·소금·백합·성화 등
수도회 활동 상징물 봉헌

 ▲ 대구수녀원 수련소에서 처음 수련을 받은 신막달레나 수녀(왼쪽)와 박헬레나 수녀가 밀이삭과 소금을 봉헌하고 있다.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관구장 서숙자 루갈다 수녀)는 10월 15일 오전 10시30분 대구수녀원 설립 100주년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새로운 100년을 향한 사도적 사명을 다짐했다.

이날 미사를 주례한 전 대구대교구장 이문희 대주교는 “초가집뿐이던 이곳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논두렁길은 아스팔트로 바뀌는 등 세상은 더 좋아졌지만, 실제 현대인의 삶은 쪼들리고 정신적 여유가 없다”고 말하고 “세상 변화에 따라 수도회 사도직 활동에 있어 걱정도 많을 것이다. 그럴수록 ‘내가 누구인지’를 다시 돌아보며 정체성을 깨닫고, 사랑을 실천한다면 활기 넘치는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특히 수녀회는 이날 미사에서 대구수녀원 100년 역사와 활동의 상징물을 봉헌했다.

프랑스 러베빌에서 이어온 수도회 정신과 복음을 내면화한 수도자 정체성을 드러내는 밀이삭과 소금, 성요셉시약소 대기실에 걸려 있던 성화 ‘성 요셉과 아기예수’, 백백합 보육원을 비롯한 교육사업을 상징하는 백합 다발, 대구관구 첫 선교지였던 중앙아프리카 원주민들이 수놓은 장식보가 잇달아 제대 앞에 놓였다.

이날 미사에는 ‘바오로의 벗들’ 회원과 백백합 보육원 출신, 수도회를 퇴회한 이들도 함께해 기쁨을 나눴다. 축하식에서는 100년 역사를 담은 기념 영상이 상영됐다.

관구장 서숙자 수녀는 “창설자와 선배 수녀님들의 영적 유산을 새기고, 날마다 자신을 봉헌하며 새로운 100년을 엮어나가겠다”고 말하며 뜻깊은 자리에 함께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대구관구는 이날 100주년 감사미사를 준비하며 10월 6일부터 모든 회원들이 9일 기도를 봉헌했다.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수녀원은 1911년 대구교구가 설정되고, 초대교구장 드망즈 주교 요청으로 1915년 10월 15일 설립됐다. 이곳에서 프랑스 수녀 1명과 한국인 수녀 3명이 수도생활을 하며 30명의 고아들을 돌보던 것이 백백합 보육원의 시작이다.

1948년 한국수녀원이 한국관구로 승격됐고, 1967년 대구수녀원이 대구관구로 승격되면서 서울과 대구관구로 분리됐다.

현재 대구관구의 사도직은 본당 전교활동뿐 아니라 교육과 사회복지, 의료, 해외선교 분야에서 활발하게 펼쳐진다. 신앙 교육과 가난한 이들에 대한 복음적 사랑, 형제적 생활을 실천하며 성 바오로 사도의 모범을 따라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