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교구 대회는 본대회와는 다른 특성을 통해 WYD가 지닌 사목적 효과를 드러낸다. WYD에 참여한 젊은이들은 전 세계에서 온 수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는 본대회에서 가톨릭교회의 하나됨을 느낄 뿐만 아니라, 교구 대회에서 만난 사람들과 우정 어린 관계를 맺음으로써 그 ‘신앙 안에서의 일치’를 보다 더 구체적, 실질적으로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WYD 이후에도 그들과 계속 교류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감으로써 가톨릭 정신을 일상 안에서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게 된다.
주님께서 교구 대회를 통해 선물해 주시는 은총의 열매는 이처럼 WYD에 참여한 젊은이들의 삶 안에 맺어지기도 하지만, 사실 무엇보다도 그 교구 대회를 직접 준비하여 치른 교구와 각 개별 본당 공동체 안에서 더욱 풍요롭게 맺어진다. WYD 참여자들과 마찬가지로 교구 대회에 참여한 신자들 또한 다양한 배경의 젊은이들과 직접 만나는 가운데 가톨릭교회의 보편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교구 내 신자들이 자기 본당만을 바라보는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보다 더 큰 교회에 대한 시선을 갖춘 가톨릭신자로서 ‘보편 교회’에 대해 개방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 WYD 교구 대회를 치른 교구가 받는 첫 번째 열매라 하겠다.
더불어 교구 내 신자들은 교구 대회 전례를 통해 WYD 참여자들이 나누어주는 전 세계 곳곳의 다양한 전례를 만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교류는 다양성 안에 공통된 전례의 본질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게 도와줌은 물론, 전례의 외적 형식을 지나치게 중시하여 경직되거나 혹은 변화 없는 반복으로 정체되어 있는 전례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 다양한 그룹의 참여와 창의적인 시도를 통해 활기가 넘치면서도 그 본질을 잃지 않는 전례가 교구 안에 계속 이어진다면, 교구와 각 본당 공동체의 신앙생활 또한 더욱 윤택해질 수 있다. 이것이 교구 대회의 두 번째 열매라고 할 수 있다.
교구 대회를 통해 맺어지는 세 번째 열매는 바로, 교구와 각 개별 본당 공동체가 WYD 참여자들을 환대하는 과정을 통해 ‘교회가 어떻게 젊은이들을 초대하고, 배려하며 함께 어울릴 수 있는지’를 체험으로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WYD를 개최했던 유럽 교회들처럼 한국 교회 또한 청소년·청년들의 참여가 계속 줄어드는 가운데, 교구 및 본당의 주축인 성인 공동체는 젊은이들과 어떻게 어울려야 하는지 잘 모르고 어색해하는 경우가 많다. 마찬가지로 교구의 주교님, 본당 주임 사제, 수도자들도 나이가 들수록 젊은이들과의 만남을 어렵게 느끼기 쉽다. 이 때 교구 대회를 통해 외국의 젊은이들을 맞아들여 함께 생활하는 체험은 여러 세대가 한 교회 공동체로서 어우러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
또한 토론토 WYD의 사례에서처럼, 교구 대회는 지역 내 이웃 종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한다. 교구 공동체가 지역 내의 다른 종교 혹은 다른 교단과의 대화와 교류를 체험하면서, 현대 사회에 열려 있는 가톨릭교회 정신을 실천할 수 있다는 부분도 교구 대회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열매라 할 수 있겠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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