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곳곳에서 성인의 전기가 꾸준히 출판되는 가운데 이 책은 정통 교부학자가 아닌 서양 고전에 해박한 전문 편집자의 손에서 탄생했다. 철학자·신학자로서의 면모에 지나치게 비중을 뒀던 전기와는 달리, ‘철학적 삶’에 몸 바친 성인의 신앙에 집중한다.
저자인 줄리아노 비지니는 수많은 고대 그리스도교 문헌을 번역한 이탈리아의 출판 편집인이자 성서학자다. 저자는 기존 결과물에 대한 치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성인의 작품을 권위 있게 해석하고 생애를 빼어나게 재구성한다. 간결하고도 핵심을 찌르는 묘사는 위대한 성인의 삶과 사상으로 독자를 힘있게 이끌어 나간다. 게다가 원전에 대한 깊은 이해 덕분에 정확하고 투명하게 본질을 짚어내고 있다. 독자들은 한 편의 영화처럼 성인의 인생곡절을 따라가고, 자연스레 성인에 대한 이해를 도모할 수 있게 된다.
한국 교부학계 환상의 콤비 이연학 신부(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수도회)와 최원오 교수(대구가톨릭대)가 쉬운 우리말로 옮겼다.
성인의 생애와 사상에 대한 탁월한 안내자인 이 책은 ▲모험의 시작 ▲회심의 여정 ▲수도승 생활과 사목 활동 등 총 9개 장으로 구성됐다. 성인의 저술목록, 연구자료, 연보도 충실하게 수록됐다. 역자들은 성인의 작품에 대한 우리말 번역 목록도 꼼꼼하게 덧붙였다. 성인의 생애와 사상에 대한 탁월한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
성인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추기경 시절 이 책에 대한 추천사를 손수 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