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복음서의 문체는 대화적·회화적입니다. 단순하고 투박하지만 그만큼 박력이 있습니다. 반면 마태오 복음서는 논리적이고, 루카 복음서는 화려하며, 요한 복음서는 추상적이고도 심오합니다.”
최승정 신부(서울대교구·안식년)가 지난 2013년 여름부터 서울대교구 청년성서모임 마르코 연수에서 강의한 내용을 엮어 「마르코 복음 이해」(최승정 신부 지음/192쪽/1만 원/생활성서사)를 발간했다. 강의 현장에서 미처 다 풀어내지 못한 내용까지 꼼꼼히 담았다.
부록으로 신구약 개괄서와 성경 연구방법론은 물론, 성경의 역사·지리·인물·문화 등 성서사도직 봉사자들을 위한 참고도서 목록도 풍요롭게 실었다.
청년층에 알맞은 깊이로 마르코 복음서를 해설하면서도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도록 신학적 개념들을 쉽게 펼쳐냈다. 성경이나 신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무리 없이 읽힌다.
“사실 이런 책을 내놓아 부끄럽습니다. 청년들과 성서사도직 봉사자들이 이 책을 현장에서 활용하는 동안 제기되는 문제도 적극 반영해 꾸준히 보완하려고 합니다.”
책은 큼직한 활자로 마르코 복음서에 접근하려는 독자들에게 핵심내용을 함축해서 풀어낸다. 전문용어로 점철된 딱딱한 복음 주석서들과는 달리, 청년·성서사도직 봉사자들의 언어로 친근하게 마르코 복음서를 설명한다.
마르코 복음서가 우리 손에 놓이기까지의 전후 맥락도 자유로이 탐색한다. 특히 산뜻한 삽화와 도표들은 마르코 복음서에 선명하게 접근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청년들의 신앙과 성서사도직 봉사자들에게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정보들은 과감히 제외하고, 반드시 기억해야 할 부분을 일목요연하게 표현했다. 한 마디로 ‘마르코 복음서 핵심요약 정리노트’다.
“마태오·루카·요한 복음사가는 고유한 신학적 메시지를 전하는 데 집중합니다. 반면 마르코 복음서는 그런 부분을 떼어낸 건조한 텍스트죠. 마르코 복음서의 특징 중 하나는 ‘고통 받는 하느님’, ‘고난 받는 메시아’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입니다. 청년들이 겪는 고통과 접목되는 부분이에요. 마르코 복음서를 통해 우리는 인간의 고통에 연대하는 하느님을 만나는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최 신부는 마르코 복음을 통해 성경 전체에서 하느님의 살아있는 말씀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신부가 제안하는 성경 읽기의 비결은 명료했다.
“성경을 공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함께 읽는 것’입니다. 성경 텍스트의 어떤 부분이 와 닿는지 서로 공유하면 문제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자구적 성경해석의 위험에서도 벗어날 수 있고요.”
청년성서모임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사목적 모델이라며 그 지속성에 대해 본격적 연구가 필요하다는 최 신부.
오랫동안 성서백주년과 청년성서모임 등에서 바쁜 강의 일정을 보냈음에도 청년들의 영적 목마름을 시원하게 해소시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고 고백했다.
“세상이 물질 중심 가치를 좇을수록 청년들의 영적·공동체적 삶에 대한 갈망도 커집니다. 교회는 이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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