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3년 발간된 「성녀 필리핀 뒤셴-하느님의 등불」(루이즈 캘런 지음/안은경 옮김/920쪽/나이테미디어)은 시성을 위한 준비과정에서 저술됐다. 이번에 나온 책은 지난 1988년 성녀의 시성식 후 현대적 관점에서 조명한 전기다.
저자는 일반적으로 성인전에 등장하는 성인·성녀들의 인간적 약점을 두루뭉술하게 숨기거나, 덕행을 지나치게 과장하는 경향들을 과감하게 지양했다. 성녀라고 해서 특별히 후한 평가를 내리기보다 객관적으로 한 인간의 삶을 조명하려고 애썼다. 놀라운 재능이나 성공이 아니라, 결점과 쓰라린 실패로 수 놓아진 한 인간을 통해서도 거룩함이 드러난다고 강조한다.
가난의 가치를 잃어버린 현대의 질병에 맞서,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불편함을 즐기고 가난을 사랑하며 도전적 열정으로 꽃피워 낸 성녀를 만나 복음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복음적 가난을 평생의 벗으로 삼은 성녀는 철저한 순명과 열정으로 지난 1818년 미국 세인트찰스에 성심수녀회를 세우고, 71세의 고령에 캔자스 슈가크릭에서 인디언들을 위한 학교를 설립했다. 지난 1988년 7월 3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성인품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