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횡당성당에 가까워질수록 불길한 예감이 밀려왔다. 예감은 예감으로만 그치지 않았다. 김대건 신부가 사제서품을 받은 진쟈샹(金家巷)성당이 지난 2001년 3월 30일 포크레인에 밀려 허물어지던 장면이 오버랩됐다.
횡당성당 바로 앞 인접 도로도 성당 건물에서 불과 7~8m 거리까지 땅이 파헤쳐져 있고 공사 자재와 크고 작은 돌더미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안전모를 쓴 공사 인부들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상하이 한인공동체 신자들 사이에는 상하이시 도시개발계획에 따라 횡당성당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헐리게 될 것이란 우려가 점차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한 한인신자는 “횡당성당 철거 이야기는 상하이 한인신자들 상당수가 알고 있지만 한국교회는 아마 모르고 있을 것 같다”며 “중국 도시개발은 특성상 일단 개발계획이 확정되면 한국보다 빠르게 공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한국교회가 지금부터라도 횡당성당 보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자는 “도로 확장 공사는 도시개발을 염두에 둔 것이어서 횡당성당 철거는 결국 시간 문제”라고 어두운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횡당성당 주변에는 낡은 저층 건물들과 철공소나 목공소 같은 공장이 주로 분포하고 있다.
김대건 신부는 1845년 8월 17일(주일) 진쟈샹성당에서 한국인 첫 사제로 서품된 후 일주일 후인 8월 24일 횡당성당에서 첫 미사를 드렸다. 횡당성당은 진쟈샹성당 못지않은 한국교회의 소중한 사적지인 셈이다.
횡당성당 구내에 있는 천주교 신자들의 납골당 건물은 이미 철거 방침이 정해진 것이 확실시되고 시기만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 한인공동체 사이에는 “납골당이 헐리면 횡당성당도 불가피하게 헐릴 가능성이 높다”는 말들이 돌고 있다. “2001년 진쟈샹성당이 도시개발계획이라는 같은 명분으로 헐리고 만 비극이 횡당성당에 반복되지 않도록 한국교회가 관심을 갖고 역량을 모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