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과 성모 마리아께서 우리 곁에 살아 계시고, 우리와 함께하시며 도와주신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반세기 넘게 성모신심 기도운동을 펼쳐온 벽안(碧眼)의 사제, 하 안토니오 몬시뇰(Anton Trauner·94·부산교구·파티마의 세계 사도직 본부장)이 회고록 「성모님의 손에 이끌린 신부」를 발간했다.
출생에서부터 사제서품, 57년간의 한국 사목활동 등 그의 94년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1985년 발표한 「불에 뛰어든 사람」 이후 30년 만의 회고록이다.
책은 1922년 출생 후 고향인 독일 베르팅겐에서 보낸 신학생 시절, 2차 세계대전 참전과 4년간의 소련군 포로생활 등의 사연으로 시작된다. 이어 1958년 사제서품과 동시에 한국에 입국, 부산 우암동에 정착해 가난한 이들을 돕고 한국 신자들과 우애를 나눈 이야기가 소개된다. 1964년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 한국본부를 설립하고 전국 성당을 다니며 성모신심 기도운동을 전한 사연들에서는 외국인 선교사로서의 사명감과 애환이 묻어난다.
회고록은 평화통일에 헌신한 그의 노력들을 중점적으로 그리고 있다. 1974년부터 매년 5월 휴전선 지척 임진각에서 거행하고 있는 평화통일 기원 미사, 북한 정치지도자들을 위한 기도운동 이야기 등에서 하 몬시뇰의 간절한 통일 염원을 읽을 수 있다.
“전쟁과 포로생활 경험은 한국 분단현실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계기가 됐다”는 하 몬시뇰. 그는 “40여 년 전 MBW운동 창시자이기도 한 롬바르디 신부님과의 만남을 통해 한국과 세계평화를 위해 일하고 싶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5월 경기도 파주에 봉헌된 ‘파티마 평화의 성당’을 건립하기까지의 33년 우여곡절들은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이 갈라져 고통 받는 것을 바라지 않으십니다. 파티마 평화의 성당은 기도로써 남과 북이 하나될 수 있도록 하는 구심점이 될 것입니다.”
현재 파티마 평화의 성당에서는 매주 화~금요일 미사와 고해성사, 매월 첫 토요일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 총재 이한택 주교(전 의정부교구장)의 피정과 미사 등이 봉헌된다. 부산 우암동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 한국본부에서도 매주 월요일 묵주기도 100단 모임과 매주 금요일 철야기도, 매월 첫 토요일 신심미사, 매월 마지막 월요일 성모신심 피정 등이 마련되고 있다.
하 몬시뇰은 성모 마리아를 통해 간절히 기도하면 평화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많은 신자들의 기도 동참을 당부했다.
“한때 유럽교회 신앙열정이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지만 이제는 한국교회에서 온 세상을 향해 신앙의 불씨를 지필 때가 됐습니다. 성모님께 끊임없이 의탁하고 기도하십시오. 우리가 바치는 민족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가 한반도 평화를 가져다주고, 결국에는 세계 평화로 확산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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