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12일 8일간 에콰도르, 볼리비아, 파라과이 등 남미 3개국 사목방문에 나선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 어느 때보다 자본주의 물신숭배 풍조를 강하게 질타했다.
교황은 7월 9일 사목방문 두 번째 나라인 볼리비아 시민운동가들과 만나 “자본주의가 추구하는 돈은 ‘악마의 배설물’(dung of the devil)로서 자본주의의 탐욕적 속성이 빈부격차와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구조적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돈을 추구하면 인간성을 훼손하고 인류를 노예로 전락시킨다”고 경고했다.
‘악마의 배설물’이라는 표현은 4세기 순교자 성 바실리오 주교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교황은 원색적인 표현까지 동원해 자본주의 폐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는 세 나라가 세계 최고의 빈곤국에 속하면서 부의 불공정한 분배로 빈부 격차가 심한 나라라는 사실을 염두에 둔 것이다.
교황은 같은 날 볼리비아에서도 가장 가난한 도시인 산타 크루스의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 광장에서 미사를 주례하며 “세계인들은 가난과 굶주림을 보고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면서 빈곤 문제 해결에 세계 모든 나라가 연대 책임이 있음을 상기시켰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이 추진하는 긴축 프로그램은 신식민주의”라고 평가하고 “가난한 이들이 세계 경제질서를 바꾸고 스스로 노동과 거주, 토지의 신성한 권리를 찾으라”고도 촉구했다. 가난하고 소외 받는 이들을 위한 ‘신경제질서’ 수립을 요청한 것이다.
7월 10일 마지막 방문국인 파라과이에 도착해 오라시오 카르테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는 “파라과이가 민주주의를 탄탄하게 발전시켰지만 형식적 민주주의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나아가 “사회적 불평등을 묵인하거나 약자와 불우한 이들을 배려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발전이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7월 11일에는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만나 “식탁에 빵이 없고 아이들 머리 위에 지붕을 얹어주지 않으며 그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교황은 남미 사목방문 기간 중 참회자의 모습을 보여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7월 9일 볼리비아 원주민들과 만나 “로마 가톨릭이 아메리카 정복시기에 ‘하느님의 이름으로’ 저지른 과오를 인정하고 겸허히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발표한 최초의 환경 회칙 「찬미를 받으소서」에 담긴 내용들도 여러 차례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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