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마드리드 WYD의 열정을 이어나갈 그 다음 순례지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를 선택했다. WYD가 로마에서 시작된 후, ‘국제적인 대회’로서 첫 발을 내딛는 계기가 되었던 1987년 아르헨티나 WYD 이래 25년여 만에 다시 남미 대륙에서 개최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베네딕토 16세는 리우데자네이로 WYD가 개최되는 2013년 초에 교황직을 자진 사임하였고, 이에 그 다음 교황으로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 후 첫 번째 국제 행사를 WYD로 시작하게 되었다. 이로써 교황 선출 이후 자신의 출신 국가인 독일에서 WYD를 함께 하게 되었던 베네딕토 16세처럼, 프란치스코 교황 또한 선출 후 첫 번째 WYD를 출신 대륙인 남미에서 맞이하게 되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요한 바오로 2세 성인의 지향을 이어받아 젊은이들에게 신앙의 불꽃을 지필 수 있는 WYD 기회를 충분히 활용했던 것과 같이 프란치스코 교황 또한 WYD의 의미와 그 사목적 효과를 잘 알고 있었으며, 이를 교황으로서의 사목 여정을 시작해나가는 데 있어 적절한 동반 계기로 삼았다. 그는 먼저 2013년 3월 로마교구의 세계 청소년의 날 기념 신앙 대회에서, 전임 베네딕토 16세의 발자취를 따라 젊은이들과 함께 브라질로의 ‘순례 여정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WYD란 젊은이들만을 위한 일회성의 축제 행사가 아니라, 교회 전체가 젊은이들과 함께 걸으며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게 되는 ‘순례 여정’이라는 특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브라질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젊은이들은 그들이 속한 가정과 사회, 문화 및 신앙 배경과 분리할 수 없고’, 따라서 그 삶의 자리를 구성하고 있는 나이든 사람들(the elderly) 또한 젊은이들(the young)과 마찬가지로 앞으로의 세상을 만들어나갈 주체이므로 ‘나는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바탕이 되는 나이든 사람들도 함께 만나러 WYD에 간다’고 말했다. WYD의 지난 여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WYD는 분명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모이는 장이기는 하나, 교황과 더불어 교회의 여러 지도자들 그리고 개최지의 수많은 신자들까지 여러 세대가 함께 모여 가톨릭교회의 일치를 체험할 수 있는 자리로 발전해 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로 이 사실을 재확인하면서, 리우 WYD에서 젊은이들에게뿐만 아니라 교회 전체에 그의 사도적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던 것이다.
이는 브라질에 도착한 후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를 통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브라질 주교회의 및 국가 지도급 인사와의 만남, 중남미의 대표적 순례지인 아파레시다 대성당에서의 미사, 리우 주변의 빈민촌 방문으로 이어진 WYD 행사 이전의 일정은 ‘가난한 이들을 찾아가는 교회,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날 것을 강조하는 WYD에서의 메시지로 연결됐다. 그리고 이 메시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몸소 실천을 통해 교회 전체에 일관되게 선포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함께한 리우 대회를 통해 WYD는 다시금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여정,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으로 감화되어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파견되는 교회의 삶으로 통합된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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