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의 유해를 보관 중인 성지와 성당이 200여 곳이 넘지만 평신도들은 물론 사목자들조차 관심이 줄고 있어 이에 대한 교육이 시급하다.
교회는 유해 공경을 통해 순교자 공경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원해왔다. 특히 한국 천주교회는 김대건 신부의 조속한 시성을 위해 함께 기도하자는 의도로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에 의뢰, 250여 개 성광에 유해를 담아 전국 각지로 분배했다. 유해 일부는 중국, 미국, 일본 등 해외로도 보내졌다.
유해 분배 작업을 했던 장복희 수녀(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는 “당시는 시성을 위한 열기가 가득했고, 공경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유해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끊이질 않았다”며 “유해를 나누는 일이 마치 순교자를 한 번 더 죽이는 것 같아 마음 아팠지만 신자들의 간절한 요구에 응답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교통 발달로 전국 어디든 하루면 다닐 수 있는 현재와 달리 1960~70년대에는 유해가 보관된 장소를 찾아간다는 것이 여의치 않았던 점도 컸다. 성지 개발도 이뤄지기 전이라 신자들은 순교자들 유해를 얻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문제는 시성 이후 성인들에 대한 현양 열기가 사그라짐에 따라 발생했다. 성인 유해가 곳곳에 있다 보니 귀중함을 느끼지 못 했고, 유교문화 영향 하에 있는 한국 정서상 유해를 따로 건물 안에 두고 전시하는 것에 대해 호의적이지 못한 신자들 반응도 늘어났다.
호인수 신부(인천교구 부개동본당 주임)는 언론을 통해 두 차례 성 김대건 신부 유해를 한 곳으로 모아 공경해야한다는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 호 신부는 성인 유해를 전국 각지에 나눠 보관하는 것이 한국 정서에 맞지도 않을 뿐더러, 자칫 성인 유해에 대한 공경이 아닌 숭배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성봉 신부(전주교구 복자본당 주임) 역시 “시대 흐름에 맞춰서 성인 유해 공경에 대한 해석을 해야 한다”며 “모셔져 있다는 자체에만 의미를 부여할 것이 아니라 어떤 성인 유해인지, 왜 모시고 있는지에 대한 교육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124위 복자 탄생으로 한국 천주교회는 성인·복자 유해 공경의 확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시대에 맞는 공경 예식을 정립함은 물론 관련 교육도 신설할 필요가 있다. 또한 통일되지 못한 채 사용되고 있는 유해 보관장소 명칭도 정리하고, 올바른 공경 방법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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