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에 대해 이성적으로 파고드는 과정에서 ‘신학’이라는 학문이 탄생할 만큼, 그리스도교 신앙에는 지식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제대로 믿으려면 신앙적 진리에 대해 탐구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성과 신앙이 ‘조화’를 이룰 때 우리 믿음은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교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을 통해 종교에 대한 다양한 지적 호기심을 풀이한 책이 발간됐다. 이상택 신부(대구 만촌본당 주임)가 은경축을 맞아 펴낸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484쪽/2만3000원/홍익포럼)이 그것이다. 2000~2012년 발표한 논문 15편을 엮었다. 사제이자 학자로 살아온 이 신부 노력들이 녹아 있어, 신자뿐 아니라 종교에 관심 있는 이들 모두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사제생활을 돌아보니 대부분 공부하고 가르치는 활동을 해 왔더라고요. 수품 25주년을 맞아 그동안 공부하고 번역한 것들을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1990년 사제품을 받은 이 신부는 로마 교황청립 그레고리안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로 오랜 시간 봉직하며 ‘나에게는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무엇보다도 존귀합니다(필리 3,8)’라는 서품 성구대로 지식을 탐구하는 시간들을 보냈다. 책 제목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에는 그러한 이 신부의 사목 여정을 응축하는 의미가 들어있다.
책은 ‘그리스도교와 세계’, ‘그리스도교와 타 종교’, ‘그리스도교 신학 및 기타 주제들’ 3가지 주제로 진행된다. 첫 장 ‘그리스도교와 세계’에서는 마녀사냥, 중세와 자본주의 등 다양한 주제들을 종교 사회학적 관점에서 해석함으로써 그리스도교를 새롭게 보는 눈을 제시한다. ‘그리스도교와 타 종교’는 아시아 종교·불교·유대교·이슬람교와 그리스도교를 함께 바라볼 수 있도록 독자들을 이끈다. 라칭거 추기경(베네딕토 16세 교황)과 G.그레사케의 논문 번역본도 담았다. 마지막 장에서는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라칭거 추기경 글들을 통해 현대 신학의 중요 주제들을 다루고, 한국교회 사목방향도 제시했다.
이러한 글들을 통해 이 신부는 ‘탐구하는 신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사회교리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고 있는 한국교회 분위기 속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신도의 능동성이라고 이 신부는 말했다.
“사회 안에서 부딪히며 살아가는 평신도는 사회교리의 실질적 수행자이기에 수동적이어서는 안 됩니다. 신학 일반은 물론 윤리신학 등 다방면에 대해 적극적으로 연구해야 합니다. ‘앎’을 바탕으로 평신도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성찰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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