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장교로 군사목 일선에 나설 입대 사제들이 마지막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6월 26일 임관을 앞둔 서울·대구·광주·대전·부산 등 모두 9개 교구 출신 14명의 입대 사제들은 4월 21일 충북 괴산 육군학생군사학교(문무대)에 입소해 총 6주 과정의 기초 군사훈련을 받았다. 6월 5일에는 충북 영동 육군종합행정학교(남성대)로 교육장소를 옮겨 3주 과정의 후반기 병과 직무교육을 분주히 이수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문무대 훈련이 순수 군인을 만드는 과정이라면 남성대 교육은 직무능력을 몸에 익히는 과정.
김도훈 신부(서울대교구)는 “문무대에서는 사격과 행군, 유격 등 전투병과 장교 후보생들과 다름없는 군사훈련을 받지만 남성대에서는 대부분의 교육이 강의실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남성대 직무교육은 군종 실무, 상담학 등을 주제로 하고 시험도 본다.
천주교와 불교, 개신교 등 군종사관 후보생들이 남성대에서 교육을 받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군종교구 남성대본당 주임 김대영 신부는 “작년까지 교관들이 문무대로 찾아가 후반기 교육을 실시해 오다 군종사관 후보생들이 보다 뛰어난 교육 여건을 갖춘 남성대로 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성대에서는 선배 군종장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군인과 성직자를 통합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입대 사제들에게 임관하기 전까지 거쳐야 하는 9주의 교육과정은 만만치 않다. 대부분의 훈련 기간에 음주와 흡연이 금지되고 휴대전화 사용에 제약이 따르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최근에는 ‘메르스’가 번져 외박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김도훈 신부는 “말년 병장과 예비군 생활까지 해본 사제들이 다시 군복을 입고 ‘현역’으로 돌아와 사제가 아닌 군인으로 대우받다 보면 정신적으로 힘든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루빨리 임관해 전국 어디라도 소임지가 정해지면 ‘군종신부’가 된 저를 기다리는 장병들에게 달려가고 싶다”는 말로 군사목에 첫 발을 내딛는 굳은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군종신부 12년 차인 김대영 신부는 후배 입대 사제들에게 바라는 점으로 하느님이 양들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로 육화된 강생의 신비를 제시했다. “민간 교구와는 달리 낮은 지위에서 조직의 통제를 받는 입대 사제들은 군인이 됨으로써 사목 대상인 군장병들을 더욱 잘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입대 사제들은 힘든 교육 과정만큼이나 보람도 크다. 문병현 신부(서울대교구)는 “군종교구에서 동기가 된 14명의 신부들은 군대에 다시 안 왔으면 서로 얼굴도 모르는 사이로 남았을 수도 있다”며 “개신교와 불교 성직자들과 같은 내무반에서 먹고 자다 보니 이웃 종단에 대한 이해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입대 사제들은 9주 교육 기간 동안 단 하루도 빠짐없이 14명의 신부들이 공동집전으로 미사를 봉헌했다. 문무대에서는 일과를 마치고 저녁에, 남성대에서는 수요일 오후 7시30분, 다른 평일에는 일과가 시작되기 전 오전 8시에 어김없이 미사 봉헌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끈끈한 형제애와 동지애가 생길 수밖에 없다.
본사 주간 윤지종 신부는 6월 17일 오후 8시 남성대성당을 방문해 입대 사제들을 위문했다. 또한 장병들을 위해 김대영 신부에게 격려금을 전달했다. 윤 신부는 입대 사제들에게 “더운 날씨에 교육 받느라 고생이 많다”고 인사를 건넨 후 “임관 후 어디에서 사목하게 되든 군복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가톨릭신문은 앞으로도 군사목에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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