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일 년입니까? 제 시간은 2014년 4월 16일에 멈춰있는데요. 세월호 안에 아직 사람이 있단 말입니다. 내 자식을 찾아달라는 말밖에 할 수 없는 어미의 심정을 아십니까?”
세월호 참사로 실종된 9명 가운데 단원고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가 절규하자 패널과 청중들도 모두 울었다. 6월 18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제15회 가톨릭 포럼은 ‘눈물바다’가 됐다.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와 서울대교구 매스컴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가 주관한 이번 포럼 주제는 ‘세월호 참사 1년, 한국사회 길을 묻는다’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진행됐던 여느 포럼과 달리 이번 포럼은 종합토론을 진행할 수조차 없었다.
정치계는 물론 종교계에 책임을 묻는 질타가 쏟아졌다. ‘가톨릭 정신으로 세월호 참사를 진단한다’라는 주제로 첫 발제를 맡은 김근수 편집인(가톨릭프레스)은 세월호에 대한 한국교회의 대응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 천주교회가 세월호 진상 파악을 촉구하고 유족과 함께하는 행보를 보였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교회 구성원 비율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지금보다 더 세월호 참사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김문태 교수(서울디지털대학교)는 저마다의 자리에서 ‘답게 살기’를 통해 책임지는 사회를 만들고 죽음의 문화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박성호군의 어머니 정혜숙씨와 최호선 교수(영남대), 임형진 교수(답게 살겠습니다 캠페인 천도교 대표), 김상우 보도국 취재 부국장(JTBC) 등이 토론을 이어갔다.
사회를 맡은 조효제 교수(성공회대)가 종합토론에서 청중에게 발언의 기회를 돌리면서부터 포럼은 눈물바다가 됐다. 유족과 시민들은 세월호 인양과 특별법 시행령문제 등에 대해서도 비판했지만 국민 안의 갈등과 싸늘한 시선, 이에 대한 상처와 원망을 포럼에서 쏟아냈다.
조 교수는 “오늘처럼 무겁고 진행하기 힘든 자리가 없는 것 같다”며 “모든 사람이 아직 아물지 않은 고통과 트라우마의 치유를 위한 무거운 과제를 안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참석한 종교계 인사와 시민들은 책임지지 않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잘못했다’고 유족에게 사죄하거나 침묵을 지켰다.
고 박성호군의 어머니 정혜숙씨는 “그리스도는 쇳조각에 묶여있는 304명을 제발 바라보라고 우리 사회에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며 “아픈 사람들에게 ‘내 탓이오’부터 하도록 하지 말고 용서하게 하고 나서 ‘내 탓이오’ 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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