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인은 2002년 캐나다 토론토 WYD를 마지막으로, 그 다음 대회인 2005년 독일 쾰른 대회를 불과 넉 달 앞두고 선종했다. 뒤를 이은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전임 요한 바오로 2세 성인의 지향을 따라, WYD에 직접 방문하여 젊은이들과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자신의 출신 국가이기도 한 독일에서 처음으로 WYD를 체험하게 됐다. 요한 바오로 2세 성인에 대한 추모, 그리고 베네딕토 16세에 대한 환대가 균형 있게 어우러졌던 쾰른 WYD에 이은 그 다음 순례지는 호주 시드니. 다양한 지역과 문화를 아우르는 가톨릭교회의 보편성을 반영하기 위하여, WYD의 전략적 흐름에 따라 전 세계 여러 대륙을 순차적으로 배치했던 요한 바오로 2세 성인의 의도를 반영한 결정이었다. 아시아 대륙에서 처음 개최됐던 1995년 필리핀 마닐라 대회와 마찬가지로, 2008년 시드니 WYD는 오세아니아 대륙의 문화적 특성과 하나인 가톨릭교회 공동체 체험이 조화를 이루면서 안정적으로 진행됐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인의 선종 후에도 두 번의 WYD가 큰 변화나 불안정함 없이 무난하게 이루어졌다는 것. 그리고 참가자들이 베드로 사도좌의 인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새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기쁘게 맞아들였다는 것은, WYD를 그저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 슈퍼스타에게 열광하기 위해 찾는 록 콘서트 정도로 바라보던 사람들에게는 놀라운 사실이었다. 그들은 WYD에 수많은 젊은이들이 모이는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당시 전 세계적 인기를 구가하고 있던 ‘유명한 스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인을 만나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여전히 WYD에 함께 하기 위해 유럽으로, 호주로 모여들었으며, 교황 베네딕토 16세에게도 요한 바오로 2세 성인에게와 같은 열정과 에너지로 응답했다.
쾰른과 시드니, 두 번의 WYD에 직접 현존함으로써 전임 교황이 강조했던 대규모 젊은이 신앙 대회의 특별한 힘을 직접 확인한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처럼 젊은이들이 WYD에 모여드는 이유를 정확히 지적했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와, 가톨릭교회와 만나기 위해, 그리고 그 관계를 더 심화시키기 위해 모이는 것’이며, 그 교황이 누구이든 그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인기 스타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대리자(vicar)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WYD, 전 세계의 가톨릭 젊은이들이 모여든 그 자리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신다는 것, 우리들 안에 그 분이 함께 계신다는 것. 그 분과 함께 있다는 행복이 모여든 사람들을 하나로 일치시켜 준다는 것, 즉 가톨릭교회 공동체 현현(顯現)의 체험. 거기에서 오는 자유와 기쁨은 록 콘서트와 같은 현대 젊은이 문화의 단순한 쾌락과 비교될 수 없기에,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젊은이들은 WYD에 함께 하기를 갈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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