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 않은 신자들이 잘 들리지 않는 성당 음향으로 전례 때에 분심이 드는 경험을 한다. 특히 귀가 어두운 고령의 신자들에게 또렷하지 않은 스피커 소리는 미사 참례를 어렵게 한다.
최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 가지 방안으로 의자 아래 등 신자석 가까이에 ‘저출력 무지향성’ 스피커를 설치하는 방법이 화제가 되고 있다.
미사 전례에서 ‘음향’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믿음은 들음에서 온다’(로마 10,17)고 하듯이 전례는 대부분 소리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성당은 육성만으로도 모든 신자들에게 소리가 전달될 수 있도록 설계돼왔다.
하지만 전자음향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성당은 소리 전달에 취약해졌다.
위치에 따라 소리가 너무 크거나 작고, 마치 동굴에서처럼 소리가 울려 알아듣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음향시스템이 성당 구조와 잘 맞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성당 및 대부분의 공공시설에서 사용하는 방식은 소리를 크게 키워 특정 방향으로 쏘는 피에이(PA, Public Address) 음향 시스템이다.
피에이방식은 한 방향으로 소리를 내보내는 특성상 벽에 부딪히면 반사되는 단점이 있다.
성당 내부는 대부분 대리석과 벽돌로 이뤄졌을 뿐 아니라 십자가의 길, 성상 등이 많아 소리가 난반사한다. 게다가 앞뒤로 긴 성당 구조상 여러 대의 스피커를 사용해야 하기에 각 스피커의 소리가 간섭해 잡음이 발생하기 쉽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자리에서 소리가 작거나 울림현상이 생기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젊은 사람은 소리가 조금 작거나 울려도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지만, 노인성 난청이 있는 고령자들은 알아듣기 어렵다. 고령자 신자가 많은 성당으로서는 치명적인 문제다.
강당·공연장 등에서는 이런 문제를 흡음판 설치나 고가의 음향 장비로 해결하고 있다.
벽면에 흡음판을 설치하면 소리의 난반사를 막을 수 있어 음향조절이 용이하다.
음악공연장 등에서 사용하는 에스알(SR, Sound Reinforcement) 방식의 음향기기는 음향을 재창출해 음량을 보강하고 음질을 보정하는 기능이 있어 피에이 방식의 한계를 해결해준다. 하지만 이 방법들은 모두 많은 비용이 필요해 작은 본당에서는 이용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이런 성당 음향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저출력 무지향성’ 음향방식이 개발·보급되고 있다.
청중 가까이에서 방향성없이 소리를 내보내 소리의 간섭·난반사 문제를 해결했을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비용도 저렴한 방식이다.
저출력 무지향성 음향을 개발한 ‘보나복스’의 허환(미카엘) 사장은 “강론 소리를 잘 듣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어르신을 자주 만난다”면서 “저출력 무지향성 음향시스템은 성당구조를 바꾸지 않고도 집에서 TV를 시청하듯 또렷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