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복음화의 사명과 전망을 밝히고, 이를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을 성찰하는 학술 심포지엄이 5월 30일 수원교구청 지하 강당에서 열렸다.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산하 ‘동아시아 복음화 연구원’(회장 김동원 신부)이 발족 후 처음으로 연 이번 심포지엄은 ‘한국교회 복음화 과업 성찰과 전망’을 주제로 진행됐다.
아시아 지역은 최근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생활 전반에서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보편교회 또한 2000년 대희년을 전후해 아시아 복음화의 필요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강조해왔다. 반면 아시아 지역의 복음화 현황은 오랜 침체에 빠져있는 실정이다.
한국교회는 지난 1981년부터 공식적으로 해외선교사를 파견, 현재 1000여 명의 성직·수도자 및 평신도 선교사들이 세계 곳곳에서 활동 중이다. 하지만 전문적인 해외선교사 양성 지원, 각 교구와 수도회들의 연대 등은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동아시아 복음화 연구원’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한국교회 복음화에 관한 역사적 회고와 전망, 해외선교 40년의 역사와 전망 등을 제시하고 아시아 복음화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특히 심포지엄에서는 ‘아시아 교회의 새로운 존재 양식’을 환기하고, 아시아 복음화 관련 전문기관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도 격려사를 통해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급격히 변화하는 주변정세는 기존 선교 전략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어, 이러한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선교 전략을 짜야 한다”고 전했다. 또 “이를 위해서는 현실을 냉철하게 진단하고 미래의 선교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적인 연구기관을 설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포지엄에서는 그밖에 평신도들이 능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사목형태를 개편하고, 평신도 해외선교사 양성과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심상태 몬시뇰(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소장)은 기조강연에서 “오늘날 한국교회는 발전과 성숙 아니면, 쇠퇴와 고사(枯死)의 기로에 서 있다”고 지적하고 “새로운 복음화는 교회의 내적 정화와 자기 쇄신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가르침의 생활화와 가난한 사람들 및 아시아 종교·문화와의 대화, 영적·전인적 삶 중심 구조와 한국·동아시아적인 교회 모델 창출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주제발표에서는 유희석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총장)가 ‘한국교회의 복음화에 대한 역사적 회고와 전망’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유 신부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가르침과 관련해 한국교회는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왜 적응해야 하는지를 아직 알지 못하는 것 같다”며 “공의회를 ‘다시’ 배우고, ‘진실로’ 살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회 안에서부터 정의를 실천하고 평신도들만의 자발적인 신앙을 되찾도록 모든 사목형태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천주교 해외선교 40년의 역사와 전망’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병수 신부(한국외방선교회)는 “강력한 성직주의적 경향으로 인해 교회에서 수동적이었던 평신도들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점차 자신들의 사명을 자각하기 시작했지만, 평신도 선교사들의 역할과 사명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김 신부는 따라서 “평신도들을 포함한 해외선교사 양성 및 교육 기관이 전문화되고 교회 안에서 정착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채수일 교수(한신대 총장)와 한국일 교수(장로회신학대) 등 개신교 선교학 전문가들이 논평에 나서 관심을 모았다.
특히 한국일 교수는 전체 토론에서 “한국의 그리스도교는 ‘교회’를 매우 중요하게 의식해 해외선교지에서도 교회를 짓고 그 안에서 신자들이 생활하도록 이끄는 데 집중한 반면 세상에는 별로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