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취재기자 한 사람 없고, 연대 활동가들도 드문 밀양.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상동면 고답마을 115번 철탑 아래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밀양 주민들은 “지난 10년간 철탑만 보고 살았는데, 철탑을 따라가니 그 끝에는 ‘핵발전소’가 있었다”고 말했다. ‘탈핵’과 ‘탈송전탑’은 그렇게 만났다.
지난 3월 한 달 동안 ‘밀양 송전탑 할매 할배들’이 전국의 핵발전소와 송전탑 지역을 무려 2900㎞에 걸쳐 누빈 여정을 이계삼 사무국장(밀양 765kV 송전탑 건설반대대책위원회)이 기록하고, 이헌석 대표(에너지정의행동)가 해설을 곁들여 에너지 문제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 밀양 할매 할배들의 투박하고 거침없는 목소리가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는 이 책은 한옥순·김영자·정임출·고준길씨가 쓴 르포 형식으로 구성됐다.
대장정에는 2005년부터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을 해온 4개면 주민 중 16명이 참가했다. 4팀으로 나뉜 원정대는 당진·예산·아산·서산·영광, 횡성·평창·여주·광주·안성, 고리·월성, 삼척·울진·영덕 등 전국의 원전과 송전탑 지역을 방문해 그곳 주민들과 연대했다.
한국천주교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회장 황석모 신부)와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회장 이광옥 수녀), 천주교인권위원회(이사장 김형태)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대표 김인국 신부)은 오는 5월 27일 오후 4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1층 대성당에서 ‘탈핵 탈송전탑 원정대’ 북콘서트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