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 가운데 가톨릭으로 입교한 신자들 중 일부는 충실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생계활동으로 인한 시간부족’ 등으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이기헌 주교)가 지난해 9~12월 실시한 2014년 연구과제 ‘신자 북한이탈주민 신앙생활 실태 연구’에 따르면, 남한에 정착 중인 전체 북한이탈주민 가운데 1% 남짓한 수만이 가톨릭 신앙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자 북한이탈주민의 20%만이 주일미사·판공성사·교무금의 의무를 성실히 지키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80%는 신앙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거나 아예 신앙생활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신자 북한이탈주민들은 ‘생계활동으로 인한 시간부족’(19.4%)을 신앙생활의 가장 큰 장애물로 꼽았다. 이어 ‘고해성사와 판공성사’(18.8%), ‘공감하고 실천하기 어려운 교리’(15.2%) 등도 신앙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으로 드러나 입교 후 지속적인 사목적 배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시간부족으로 신앙생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견진성사·피정·신자 재교육 프로그램 참여 등 자신의 신앙성숙을 위한 활동에는 70%가 넘는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지속적으로 활동해야 하는 성가대나 레지오 등 본당 단체 가입의사 비율은 50%에 그쳤다. 이는 신자 북한이탈주민 대부분이 신앙생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에 대한 열망이 크지만, 동시에 일상생활에서 종교적 실천의 의무를 이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를 통해 신자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한국교회의 정책적·사목적 관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구체적 방법으로 ▲민족화해 특성화 본당의 필요성 ▲본당에서의 그리스도교적 형제애 실천 ▲대부·대모 선정의 중요성 등이 제안돼 눈길을 끈다.
연구 분석을 담당한 강주석 신부(의정부교구 광적본당 주임)는 “생활고 속에서 타 종교(파)에 비해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가톨릭에 입교한 북한이탈주민들은 신앙생활에서도 큰 장벽에 부딪힌다”며 “교회는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는 심정으로 다양한 방식을 동원해 이들에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문조사는 ▲북한 거주 당시 종교 경험 ▲천주교 입교 과정 ▲세례 후 신앙생활 등 약 70여 개 문항으로 진행됐다. 면접설문과 유선설문 등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의 응답자 82.1%는 여성으로 드러났다.
주교회의 민화위는 신자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한국교회의 사목방향을 수립하는 데 참고하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예비조사를 거쳐 약 1년 동안 이들의 신앙생활 실태를 연구했다. 남한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신자 북한이탈주민의 신앙생활 실태를 점검하고 한국교회의 사목방향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남한 사회에서 소외감을 느끼며 사는 신자 북한이탈주민들의 아픔에 함께하려는 사목적 노력이 읽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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